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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 지역별로 '널뛰기 단가'…공정·신뢰성 도마

<앵커>

조달청이 자재를 비싸게 사들여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소식, 보도해 드렸는데요. 그런데 조달청 내 지방청도 같은 자재를 사들이는 단가가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비싸게 사는 것도 문제지만, 기준이 되어야 할 조달청의 단가가 널뛰기하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남효주 기자입니다.

<기자>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조성 중인 충북 괴산 첨단산업단지입니다.

지난해 이 산업단지에 건설자재를 공급했던 충북조달청이 산정한 연성그리드의 규격당 단가입니다.

인장강도를 나타내는 8T의 경우 약 2천800원, 10T가 약 3천400원, 15T가 약 4천 원입니다.

그런데 대전지방조달청이 지난달 발주한 공사에서 책정한 연성 그리드 단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같은 자재인데 지역 조달청별로 두 배 이상 단가 차이가 나는 겁니다.

혹시 각 조달청이 제시한 제품 규격이 다른 것은 아닐까.

지방조달청 두 곳이 각각 공고한 연성 그리드의 규격서를 국제공인시험인증기관에 물었는데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러니까 불과 1년 사이에 거의 같은 규격의 자재 단가가 조달청 내에서도 2배 넘게 널을 뛴 겁니다.

이처럼 지방청별로도 똑같은 자재 가격이 들쭉날쭉하면서 조달행정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또 조달청이 싸게 살 수 있고, 실제로 싸게 산 적도 있는 자재를 두 배 넘게 높은 가격으로 사들이고 있다는 의혹마저 받고 있습니다.

업체들 사이에서도 그때그때 조달청이 산정하는 기초 금액에 따라 투찰가가 천차만별이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입찰 참여업체 : 자기네가 예산을 일단 세워놓고 입찰 공개한 다음에 (나라장터에) 예산이 뜨잖아요, 정보가. 그러면 그 예산을 보고 우리가 한 80% 정도 잡아서 견적을 달라고 그러면 견적을 줘버리죠. 비싸든 싸든.]

공공 기관이 필요로 하는 물품의 값을 매기고 공급하는 조달청.

스스로 산정하는 단가조차 지역별로 널뛰기하면서 얼마나 투명성과 공정성,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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