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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가려면 지문 지져라"…변명은 "母 대신한 훈육"

<앵커>

모진 학대를 받다가 탈출한 경남 창녕의 9살 어린이, 그 가해자로 지목된 의붓아버지를 저희 취재진이 만났습니다. 말로 하기도 힘든 끔찍한 학대를 하고도 아이를 잘 키우려고 그랬다고 말했습니다. 친엄마를 대신해 체벌한 거라는 변명도 잊지 않았습니다.

안희재 기자입니다.

<기자>

상처투성이 앙상한 몸으로 구조된 9살 초등생 A 양.

의붓아버지와 친어머니에게 2년 동안 학대를 당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습니다.

아이 집에서 만난 의붓아버지는 취재진에게 학대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불에 달군 프라이팬으로 아이 손을 다치게 한 끔찍한 범행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박 모 씨/A 양 의붓아버지 : (집 밖으로) 나간다고 하는 거예요, 아이가. 프라이팬이 달궈져 있어서 '나갈 거면 너 손가락 지져라. 너 지문 있으니까'….]

집을 나가도 지문을 조회해 다시 돌아올 수 있으니 없애고 나가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아내를 대신해 교육한 것이라고도 주장합니다.

[박 모 씨/A 양 의붓아버지 : (아내가) 3~4년 약을 먹었어요. 아내가 울면서 못하면 제가 아이 체벌을 마저 해야 해요. (안 그러면) 아이를 죽일지도 모를 정도로 흥분해 난리가 나요.]

잘 키우려고 그랬다는 것인데,

[박 모 씨/A 양 의붓아버지 : 제 딸이 아니라 생각했으면 공부 안 한다거나 그래도 신경 안 썼겠죠. 저도 잘 못 배웠고 아내도 못 배웠는데 아이까지 못 배우면 어떻게 될지 뻔하니까… 반성 많이 하고 있고요.]

아동 전문가들은 '학대 가해자의 언어'라고 평가했습니다.

[공혜정/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 (학대를 넘은) 고문이죠, 고문. 너무 사랑하는데 이번은 잘못했다, 다시는 안 그러겠다. 사랑하면서 키우겠다… (학대 가해자의) 전형적인 말이더라고요.]

경찰은 이르면 이번 주 박 씨와 친어머니를 불러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며, A 양 학교와 지인들을 상대로 아이의 진술처럼 지속적인 학대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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