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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대 1' 청년주택 당첨됐는데…두 달째 '나 몰라라'

서울시-민간업자, 서로 책임 떠넘겨

<앵커>

서울시가 청년들한테 저렴하게 집을 빌려주는 '청년주택'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100대 1을 뚫고 당첨된 사람들이 계약을 못하고 있습니다. 입주가 미뤄졌는데 안내를 해주지도 않고, 당장 갈 곳 없는 청년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정준호 기자입니다.

<기자>

취업준비생 A 씨는 지난 3월 127대 1의 경쟁을 뚫고 종로구 공공임대 청년주택에 당첨됐습니다.

4월 초 계약, 지난달 입주 예정이었는데 A 씨는 여전히 충남 아산 집에서 서울 학원까지 매일 4시간씩 오가고 있습니다.

[A 씨/공공임대 청년주택 당첨자 : 통근 거리도 진짜 너무 멀고 그래가지고 너무 힘들어서 잃은 게 한두 개가 아니에요.]

A 씨가 당첨된 공공임대는 서울시가 협약에 따라 민간업자의 청년주택 일부를 사서 청년들에게 주변 시세의 3분의 1 가격에 임대해주는 방식입니다.

전체 238가구 중 31가구를 서울시가 사 청년주택으로 임대하기로 한 것인데, 당첨자들은 계약 안내문조차 못 받고 있습니다.

[B 씨/공공임대 청년주택 당첨자 : '입주가 지연되고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이런 공고·메시지·전화 전혀 없었어요.]

상당수는 입주 예정일에 맞춰 살던 집을 정리해 지낼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B 씨/공공임대 청년주택 당첨자 : 외조부님 집에서 지금 지내고 있고… 이렇게 지연될 줄 알았으면 그냥 월세 내고 자취하던 방 더 살았죠.]

서울시는 민간업자 탓으로 돌립니다.

4년 전 국토부가 고시한 표준 건축비가 3.3㎡, 평당 330만 원인데 민간업자가 더 높은 건축비를 요구해 계약이 미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민간업자는 절차상 문제 때문이라고만 답했습니다.

항의가 이어지자 서울시는 지난 2일에서야 강서구 등촌동이나 영등포구 노량진 청년주택을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

[A 씨/공공임대 청년주택 당첨자 : 엄청 황당했어요. 진짜. 내가 생활권이 그쪽(종로구)이기 때문에 지원한 건데.]

하지만 이마저도 빨라야 8월에나 입주가 가능하고 종로 주택보다 좁아 당첨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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