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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년 만의 귀환' 김민석 "속도보다 바른 방향으로"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주영진 앵커
■ 대담 : 김민석 민주당 영등포을 당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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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진/앵커: 김민석 민주당 당선인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김민석 민주당 당선인: 안녕하십니까?
 
▷ 주영진/앵커: 축하드립니다.
 
▶ 김민석 민주당 당선인: 고맙습니다.
 
▷ 주영진/앵커: 몇 년 만에 국회로 다시 돌아오게 되는 겁니까?
 
▶ 김민석 민주당 당선인: 18년. 국회의원을 그만둔 지는 18년이고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으로 따지면 20년.
 
▷ 주영진/앵커: 20년이요.
 
▶ 김민석 민주당 당선인: 그러니까 제가 15대, 16대 국회의원을 했는데 서울시장 선거를 나가면서 중간에 2년 만에 국회의원을 스스로 그만뒀기 때문에 그 기간으로는 18년입니다.
 
▷ 주영진/앵커: 많은 분이 아마 기억 못 하실 텐데요. 서울시장 선거에 당시 여당 후보로 나선 거죠.
 
▶ 김민석 민주당 당선인: 네.
 
▷ 주영진/앵커: 그리고 상대가.
 
▶ 김민석 민주당 당선인: 김대중 대통령 시절에 제가 여당 후보로 나서서 상대가 이명박 후보였습니다.
 
▷ 주영진/앵커: 대통령이 된 후보와 맞붙었던 거네요?
 
▶ 김민석 민주당 당선인: 네, 이명박 후보가 당시 시장이 되시고 그리고 대통령까지 가신 거죠.
 
▷ 주영진/앵커: 그 당시에 김민석 당선인의 나이가 몇 살이었습니까?
 
▶ 김민석 민주당 당선인: 38살이었습니다.
 
▷ 주영진/앵커: 38살. 제 기억에 경선에서 이상수 의원을 누른 기억이 나는데 맞죠?
 
▶ 김민석 민주당 당선인: 네.
 
▷ 주영진/앵커: 관록의 정치인을 누르고 본선까지 진출한 38살의 정치인. 이제 돌고 돌아서 18년 만에 다시 국회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어떤 기분이 가장 먼저 들던가요, 승리가 확정되는 순간.
 
▶ 김민석 민주당 당선인: 글쎄요, 사실은 실감이 아직까지도 잘 오지는 않습니다. 자꾸 반대로 생각을 해 보게 되죠. '지금 만약에 떨어졌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렇게 생각을 해 보게 되는데 사실은 경선을 시작하면서부터 한 번도 왠지 모르게 경선, 본선에 이르기까지 질 거라는 생각을 안 해봤기 때문에 그런데요. 당선된 이후에 갖는 느낌은 통상적인 의미의 기쁨 이런 것보다는 그냥 좀 묵직함, 무거움 그런 느낌이 사실은 계속 짙어지고 그렇습니다. 그냥 참 독특한 것 같아요. 
김민석 민주당 영등포을 당선인
▷ 주영진/앵커: 경선도 사실은 녹록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상대가 현역 재선의 신경민 의원이었는데 말이죠. 경선 결과 발표되고 나서 아마 놀란 분들도 많이 있을 거예요.
 
▶ 김민석 민주당 당선인: 네, 경선도 사실은 그게 저는 한 번도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실제로 지내놓고 보니까 현역 의원과 또 훌륭하신 분이고 경선에서 승리하기가 어렵기도 하고 또 그 경우가 굉장히 적었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럼요.
 
▶ 김민석 민주당 당선인: 왜냐하면 당내에서 서울에서 경선해서 현역과 붙어서 승리한 경우가 딱 3명이었는데 나머지 두 분은 최근까지 구청장을 쭉 하시다가 나오신 분들이어서 비교적 지역 관리가 된 경우고 저는 그야말로 18년의 공백이기 때문에 돌이켜보면 사실 거의 불가능한 과정을 거쳐온 거죠. 지금 생각해봐도 제가 아침마다 '참 감사하다, 감사하다, 감사하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무수한 불가능의 고개를 넘어서 온 것 같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러면 18년 만에 '다시 김민석 당선인을 국회로 보내야겠다. ' 다수의 유권자, 다수의 영등포구민이 선택한, 판단한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한번 스스로 돌아보셨어요?
 
▶ 김민석 민주당 당선인: '짠해서 그런 거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 보기도 하고요. 또 한편으로는 '저 사람이 할 만한데 기회가 너무 안 주어지고 있다. ' 결국 일정하게 어느 정도 일을 할 것이라는 기대 내지 판단과 정치 공백 시간이 너무 길었다 하는 두 가지가 겹쳐 있겠죠.

그러니까 조금 당선된 분들이 다 유사한 경험을 하시겠지만 조금 다른 것이 저는 이번 선거에 나서는 과정에서 지역을 다닐 때나 또는 당선된 이후에 인사할 때 지역에서 또는 지역이 아닌 먼 곳, 그러니까 저희 지역구가 아닌 곳에 계신 분들이 우는 분들이 많았어요. 제게 정말 잘됐다고 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그래서 제가 굉장히 당황스러워지는 경우도 많았고 그리고 멀리서 지켜본 분들, 또 당을 오래 아셨던 원로나 이런 분들 가운데도 마치 짐 하나를 이렇게 덜어낸 듯하다고 할까요?

그래서 저 사람에게 한번 기회가 꼭 좀 주어졌으면 좋겠는데 어떤 오래 있던 숙제를 좀 덜어낸 것 같은 느낌. 그러니까 제가 그렇게 오랫동안 숙제가 되게 해드렸던 분들께 죄송하고 아마 그것이 제가 느끼는 무거움 뭐 이런 것일 겁니다. 
김민석 민주당 영등포을 당선인
▷ 주영진/앵커: 어떨까요. 영등포을이 김민석 당선인이 20대 때 첫 도전을 했던 곳이고 정치적 고향이고 상당한 공백기를 갖고 다시 돌아와서 도전하다 보니까 예전의 김민석 당선인을 기억하던 분들이 많이 있었던 거네요, 그러면?
 
▶ 김민석 민주당 당선인: 많죠. 서울은 특히 인구 이동이 많기 때문에 새로 오신 분들도 많고 한데 어느 정도 연식, 예를 들어 제 나이나 또는 그 이후 조금 더 위에 계신 분들은 거의 기억을 하시고 심지어 다니다 보면 제가 국회의원을 할 때 고등학생이었던 이런 지금 한 10살 아래 정도까지는 기억하고 그것에 대한 기억이, 다행스러운 것은 그때의 기억이 과히 나쁘지는 않았든가 봅니다. 이게 그것이 참 감사한 일이죠.
 
▷ 주영진/앵커: 이제 국회의원에 당선이 돼서 앞으로 한 20일 정도 지나면 30일부터 임기가 시작되죠. 21대 국회의원이 될 텐데 21대 국회의원으로서 김민석 당선인이 '아, 이거는 내가 꼭 영등포 유권자들뿐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이런 것들은 꼭 한번 해보고 싶다. ' 그런 법안들, 정책들이 있습니까?
 
▶ 김민석 민주당 당선인: 있죠. 여러 가지가 있는데 사실 뭐 여기서 어떤 큰 화두라고 하면 지역과 미래 또는 시민과 미래 이런 입장에서 정치를 하고 싶어요. 그러니까 어떤 것을 1호 법안으로 하겠다, 어떤 공약을 하겠다 쭉 말씀드릴 수도 있겠지만 제가 생각을 해 봅니다. '김민석이라는 정치인이 이렇게 18년의 공백을 딛고 다시 돌아와서 꼭 해야 할 몫이 뭘까?' 하는 자꾸 생각을 해봅니다.

그것은 좋은 법안을 만들고 또 좋은 정책을 만들고 좋은 지역 공약을 실현하고 이거 다 할 겁니다. 정말 열심히 할 겁니다. 그렇지만 아마 뭔가 좀 다른 게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봐요. 아침마다 이렇게 돌이키는 것은 제가 젊어서 아까 38살의 나이에 서울시장에 나갔다는 것이 굉장히 빨리 나간 거 아닙니까?
 
▷ 주영진/앵커: 그럼요.
 
▶ 김민석 민주당 당선인: 엄청나게 빨리 달리는 정치를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18년의 시간을 거치면서 이제 빨리 달리는 것보다는 바로 가는 게 중요하다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소박한 원칙 같은 것을 깨달은 거거든요. 그런 것이 이제 남아 있는 거죠. 제가 다른 무슨 기술이나 무슨 대단한 앎이나 이런 것들. 물론 그사이에 공부도 하고 정책도 나름대로 당에서도 정책을 다뤄보고 했겠죠.

그러나 제게 어떤 역할과 소명이 있다면 비어 있는 공간 속에서, 비어 있는 시간 속에서 제가 이렇게 쭉 바닥까지 내려가고 그리고 시민 속에서 쭉 오래 있어 보고 그러면서 느낀 원칙, 소통 또는 바르게 가는 것 이러한 것들이 굉장히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좀 멀리 보고 멀리 봤을 때 국가를 위해서 꼭 필요한 정책, 멀리 봤을 때 국가를 위해서 꼭 필요한 법안 이런 것들을 서둘러서 흔히 이야기하는 '이것이 1호 법안이다' 이렇게 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조금 차근차근히 묵직하고 깊게 보면서 하는 것이 오래 쉬었다 돌아온 사람의 소명이랄까, 그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주영진/앵커: '크게, 멀리, 깊게'라고 하는 당선 소감이 그래서 다시 한 번 기억이 나는데요. 그것을 보다 구체화하는 것이 아마 앞으로 필요하겠죠.
 
▶ 김민석 민주당 당선인: 물론 아까 말씀드렸듯이 제가 지역도 이번에 비교적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이 저희 지역이 여의도·신길동·대림동 이렇게 이루어져 있어요. 그런데 오랜만에 왔지만 비교적 현안에 대한 파악이 있고 또 그것이 그동안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것, 이것, 이것을 꼭 짚어야겠다 하는 것이 있죠. 또 그것을 당선 직후에 필요한 분들을 만나서, 예를 들어 지역과 관련해서는 서울시장을 만난다든가 하는 일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굳이 오늘 여기서 지역 이야기를 하나하나 말씀 안 드리는 것은 그런 것. 또는 법안과 관련해서도 제가 쭉 이렇게 이전에 민주연구원장을 했었는데 그때 우리 사회가 바뀌면서 미래형 복지사회로 갈 때 가장 필요한 게 뭘까. 끊임없이 고령화, 4차 산업혁명사회가 되면 끊임없는 재교육과 평생교육을 하게 되는데 이제는 이미 제도권 교육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시기가 넘어섰기 때문에 그런 평생교육에 대한 사실상 '국민들에 대한 거의 무상교육 지원 수준의 이런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까' 이런 등등의 아이디어가 있고 이것을 하고 싶죠.

그러나 제가 이번에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에 제일 먼저 한 것은 어떻게 보면 코로나로 인해서 혁명적으로 바뀐 세상에서 '저의 생각 자체를 한번 전체적으로 바꾸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혁명적 전환의 시대이기 때문에 국회가 해야 할 일 또는 국회의원들이 해야 할 일을 원래 생각은 있지만 한번 제로로 놓고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생각해보는 것을 조금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제가 지금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개원 때까지 한 한 달 정도는 이것, 이것을 하겠다고 하는 것보다는 좀 한번 걸러볼 생각입니다. 
김민석 민주당 영등포을 당선인
▷ 주영진/앵커: 알겠습니다. 뭘 하겠다기보다는 좀 걸러내겠다. 18년 전의 김민석과 18년이 지난 지금의 김민석 많이 달라졌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참회와 반성과 자성의 시간이 됐을 것이고 재기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시간이었을 것 같은데 짤막하게 시청자 여러분께 말씀드린다면 어떻게 달라진 것입니까?
 
▶ 김민석 민주당 당선인: 저 보시기에 좀 바뀌었나요? 우리 주영진 앵커님 참 저희가 오래됐지 않습니까.
 
▷ 주영진/앵커: 제가 느끼기에는 많이 부드러워진 인상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예전보다.
 
▶ 김민석 민주당 당선인: 아무래도 생각을 깊이 하게 됐겠죠. 그리고 특히 세상을 보거나 사람을 볼 때 조금 달라진 것을 느낍니다. 그러니까 제가 걸어 다니고 지하철 타고 뭐 이런 걸 좋아하는데 다니면서 어떤 정책을 생각할 때 또는 사람들을 볼 때 선거 때도 그랬습니다. 그러니까 선거 때 묘하게 코로나가 아주 극심했던 상황에서 출퇴근 인사를 하면서 울컥울컥할 때가 많았어요. 그러니까 그게 뭐냐 하면 '얼마나 힘드십니까?' 뭐 이런 것들을 할 때 또는 퇴근하는 분들과 인사를 할 때 '저분들의 오늘의 일상은 어땠을까?' 뭐 또는 이렇게 지하철에 타서도. 정치하면서 제일 나쁜 게 사람을 표로 보는 거잖아요. 하다 보면 그렇게 되는 면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람을 사람으로 보게 되고 그 사람이 꼭 말로 하지 않아도 표정 뒤에 숨어 있을 수 있는, 우리가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지 않습니까? 이것이 뭘까를 이렇게 생각해 보게 되는 그러한. 글쎄, 그런 약간의 어떤 뉘앙스의 차이가 생겼다고 할까요? 그런 것을 어떻게 표현해낼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것은 나이가 좀 들어서일 수도 있고 제가 비교적 험한 세월을 겪어서 달라진 것일 수도 있는데 그런 것들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 보면서 사물을 판단하게 됐다는 것 그것이 저의 어떤 능력이나 외견상 보이는 화려함 이런 것에 도움이 됐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조금 더 말이 그 전보다 어눌해졌다고 저 스스로 느낄 때도 있고 사실 순발력 이런 것들이 떨어졌다고 느낄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을 그렇게 추구하게 되지도 않습니다만 그러나 무엇을 볼 때 그 전보다는 조금 더 사람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 조금 달라졌다면 달라진 것이 아닐까. 
김민석 민주당 영등포을 당선인
▷ 주영진/앵커: 이제 거의 마지막 질문을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시간이 많이 지났네요. 38살에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였습니다. 당시 주변에서는 김민석 의원의 정치적 미래 '언젠가는 대선에 도전할 정치인이 될 것이다'라는 기대를 받았다가 그 이후에는 그야말로 추락하는 시간을 가졌단 말이죠. 혹시 정치인 김민석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대한민국을 위해서 일하고 싶다' 혹은 민주당 최고위원도 하셨잖아요. 다시 또 '민주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뭔가 더 큰 그런 정치를 해보고 싶다'는 꿈이 여전히 있는 겁니까?
 
▶ 김민석 민주당 당선인: 정치를 하는 사람이 국가에 대한 설계, 국가에 대한 경영 이런 것에 대한 꿈이 없다면 그건 직무태만이겠죠. 그러나 동시에 저는 제가 무엇을 막 하고 싶어서 이것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이제 깨달을 만한 경험을 쌓은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사실 이제는 말씀처럼 조금 외람된 말씀이지만 당에서 지도부도 해봤고 선거도 사실은 큰 선거를 제법 많이 나가본 거죠. 그래서 그런 데 대한 조급함이나 욕심 이런 것은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것보다 하고 싶은 것은 이게 너무나 많이 변하는데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살 수 있는 나라가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를 당장 그다음의 선거에 좀 목매달지 않고 크게 설계하는 역할을 묵묵히 하는. 그래서 그런 것으로서 반드시 국민에게 기여하고 국가에 기여해야죠. 그런 욕심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으로서 역사에 남고 싶죠.
 
▷ 주영진/앵커: 알겠습니다. 김민석 당선인 18년 만에 다시 국회로 돌아오게 됐는데 '김민석 당선인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꿈이 있다.' 이것까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김민석 민주당 당선인: 네, 감사합니다. 

※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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