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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려가 의료 봉사 후 산골 빈집서 자가 격리한 간호사

<앵커>

자가격리 대상자들이 무단이탈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지만, 반대로 아주 철저하게 자가격리를 한 경우도 있습니다. 대구에 가서 의료 봉사를 하고 돌아온 한 간호사는 끝까지 남을 위한 배려를 잊지 않았습니다.

김상민 기자입니다.

<기자>

인적이 드문 시골길을 달려 도착한 전북 장수의 도장마을. 낡은 단층 양옥집이 나타납니다. 안에는 매트와 난방기구, 간단한 휴대용 취사기구와 빨래걸이가 전부.

21년 경력 간호사 대전 보훈병원 김성덕 씨가 머물던 자가격리 장소입니다.

김 간호사는 지난달 8일 동료들과 대구로 의료지원을 떠났습니다.

[김성덕/대전 보훈병원 간호사 : 그쪽(대구)에서 의료진이 고생하는 게 생각나고 하니까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이럴 바에 차라리 편안하게 내려가서…]

봉사 마지막 날인 지난달 22일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김 씨는 집이 있는 대전 대신 본가가 있는 장수로 갔습니다.

혹시라도 결과가 양성으로 바뀔 수 있단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김성덕/대전 보훈병원 간호사 : (대전은) 아이들도 많고 너무 접촉할 가능성이…사람들도 많아서. 자주 시골집을 왔다 갔다 해서 빈집이 있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전기만 들어오는 빈집에서 꼬박 2주를 견뎠습니다.

[김성덕/대전 보훈병원 간호사 : 혼자 할 일이 없잖아요, 2주간. 청소하고 (집안 집기들) 고치고 그러고 살았어요.]

가족 얘기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김성덕/대전 보훈병원 간호사 : 걱정 끼쳐서 너무 미안했어요, 애한테. 그냥 간단하게 지원하고 격리하면 끝날 줄 알았는데 기대했던 거랑 또 다르게 일이 이렇게…]

음성 판정을 받았던 김 간호사는 확진 판정을 받고 현재 전북대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자가 격리 통보를 받고도 자유롭게 나다니는 사람들 속에서, 남을 위한 배려가 무엇인지 김 간호사는 몸소 보여줬습니다.

[김성덕/대전 보훈병원 간호사 : 현장에서 환자들을 보게 되면 절대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요. 지킬 걸 확실히 지켜주지 않으면 이게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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