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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오피스텔은 ○○통신사만"…황당한 독점 계약

<앵커>

새로 지은 오피스텔에 입주를 했는데 인터넷을 딱 한 통신사 것만 써야 된다, 다른 건 못 쓴다고 막는 곳들이 또 있습니다. 그러면 계약 남은 사람은 위약금 물어야 되고 혹은 더 비싼 요금을 내는 경우도 나옵니다. 욕심부리는 통신사들 잘못이 제일 큽니다.

홍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경기도 하남의 신축 오피스텔로 이사 온 이기수 씨, 2주 넘게 인터넷과 와이파이도 쓰지 못하고 IPTV도 못 보고 있습니다.

[이기수/오피스텔 세입자 : 설치 기사분이 이곳은 모 통신사 외에는 설치가 불가능하다. 본인들도 설치를 하려고 해봤었는데 그때마다 거부를 당했다…]

알고 보니 오피스텔 시행사가 특정 통신사와 독점계약을 한 것.

이 때문에 입주자들은 다른 통신사 회선을 설치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오피스텔 관리자 : 관리사무소는 시행사랑 위탁을 맺고서 관리하는 업무만 하는 거라서. 하루에도 그 민원 때문에 미쳐 죽겠어요.]

시행사는 입주자들을 위해 싼 가격에 단체계약했다고 주장하지만, 이 씨의 경우 통신사를 바꾸면 월 사용료를 50% 더 내야 합니다.

이곳 미사 강변도시는 올해까지 오피스텔 1만 4천여 세대가 들어서는데,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이 일대에 있는 오피스텔 20곳이 특정 통신사와 독점 계약을 맺고 있었습니다.

[통신사 기사 A : 황당한 상황이 좀 많은데, 갑자기 XX 통신사는 안된다고 나가라 그러고. 근처 상가만 돌아다녀도 독점한 데 많아요. 오늘도 (약정 취소) 두, 세 집이 나왔어요.]

입주자들이 오피스텔 측을 강요죄로 고발할 수 있지만, 대부분 제풀에 지쳐 통신사를 바꾸게 됩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통신사와 오피스텔 간 계약을 중개하는 브로커가 있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통신사 기사 B : 저희한테 요번에 너네도 (독점계약) 하고 싶으면 한 가입자당 얼마씩 내라 이런 식으로 접근하더라고요. 한 세대당 뭐 몇십만 원씩 받고.]

현행법상 이런 독점계약 자체를 제한할 근거는 없고 통신 3사는 경쟁이 심해 어쩔 수 없다는 해명만 합니다.

독점 계약으로 수익을 올리려는 통신사와 이를 규제할 해법이 없는 관계 당국,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박선수, CG : 강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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