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고층은 '일반 분양' 저층은 '임대동'…갈 길 먼 '소셜 믹스'

<앵커>

서울 강남에 새로 지은 아파트가 있습니다. 20개 동이 넘는 대규모 단지로 대부분 33층, 고층인데 임대 세대가 몰린 2개 동만 7층짜리입니다. 대놓고 차별하는 거 아니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유덕기 기자입니다.

<기자>

문제가 된 저층의 2개 동에는 모두 108세대가 입주하는데, 이 중 85세대가 임대가구입니다. 임대가구가 많은 건물만 다른 형태, 높이로 만든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것입니다.

임대주택 정보를 나누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외관부터 차별이라는 댓글들이 줄을 잇고 있는데, 재건축 조합 측은 차별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재건축 조합 관계자 : 저희는 비싼 돌 바르고 그 앞에 소나무 같은 것도 몇천만 원짜리 엄청나게 멋있는 거 심어줬는데도 차별한다고 욕을 하시니까 저희 조합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억울합니다.]

정부는 지난 2003년부터 공공택지지구 개발과 재건축 재개발 단지에 일반과 임대 섞어 짓게 하는 소셜 믹스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저소득층 주거지가 슬럼화하는 등 빈부 격차를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임대 주택을 단지 구석에 몰아넣거나 사실상 단지를 이등분하는 방식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임대세대 거주민 : 여기는 (노인정이) 코딱지만 해요. 바로 그게 차이에요. 분양세대인 우리는 부자 아파트고 너네 임대세대는 가난한 아파트다.]

이러다 보니 서로 부대끼며 살자는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갈등이 일기 일쑤입니다.

[김덕례/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 : 물리적으로만 섞어왔기 때문에 지속적이기 어렵습니다. 소프트웨어적으로도 임대단지하고 분양단지가 융합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서 고민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부는 최고 20%인 재개발 사업의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최고 30%까지 늘리는 등 제도를 강화할 방침인데, 이에 앞서 소통과 융합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