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옷 도난당했는데…이사업체 "도둑 잡히면 옷 받아줄게"

<앵커>

제 옆으로 보이는 이 장면은 한 남성이 이삿짐을 훔쳐 가는 모습입니다. 집주인은 이삿짐을 정리하면서 옷을 전부 다 도둑맞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 사실을 이삿짐센터에게 말하자 도둑을 잡으면 옷을 받아주겠다는 황당한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박찬범 기자가 자세히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사 업체 직원들이 서랍장을 길가에 놓아둔 채 다른 이삿짐을 옮기느라 분주합니다.

한 중년 남성이 슬그머니 다가오더니 서랍장을 뒤져 옷가지를 훔쳐 달아납니다.

도난사고는 이삿짐 업체 직원들이 물건을 집으로 한창 나르는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그만큼 이사가 완료되지 않은 시점이었는데요, 하지만 집주인이 문제 제기를 하기 전까지 도난 사실에 대해 이삿짐 업체는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도둑맞은 옷은 60벌 정도로 살 때 값으로 따지면 120만 원이 넘습니다.

[육 모 씨/집주인 : 다 없어진 거잖아요. 당장 입을 옷이 없으니까 인터넷으로 지금 구매하면서 입고 있는데, 할 때마다 화가 나는 거예요.]

집주인 55살 육 모 씨가 업체 과실로 분실이 발생하면 변상해준다는 계약서 약관을 근거로 보상을 요구하자 업체는 가입한 보험에서 분실까지는 책임지지 않는다며 절도 용의자가 잡히면 옷을 받아주겠다는 황당한 답변을 내놨습니다.

[포장이사 업체 관계자 : 도둑을 일단 잡아야죠. 도둑을 잡고 나서 그다음에 논의를 하자고 저는 그렇게 주장을 하는 거죠.]

포장이사와 관련해 한국소비자원에 들어오는 피해자 구제 신청 건수는 한해 400여 건, 이 가운데 육 씨처럼 분실이나 파손 문제로 업체와 갈등을 겪는 경우가 80%에 가깝습니다.

[임은경/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사무총장 : 이사물에 책임배상 보험이나 이런 것이 잘 가입돼 있는지, 약관 등에 그런 것들이 잘 기재돼 있는지 꼼꼼히 따져서 계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업체는 취재가 시작되자 당시 이삿짐을 나른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돈을 거둬 육 씨에게 40만 원을 물어주도록 조치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김준희, CG : 방명환·박정권·조형우)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