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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각 응답하라"…시각장애인들의 '옥상 점거', 왜?

<앵커>

다음 달부터 새로운 장애등급제가 시행됩니다. 지금까지는 몸이 얼마나 불편한지 시각이나 청각 상태를 의학적으로 판단해서 모두 6단계로 나눴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기준으로 등급별로 지원을 해왔는데 이게 지나치게 획일적이어서 사람마다 각각 다른 처지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31년 만에 이 제도를 바꿔서 기존에 있던 6단계를 중증과 경증, 이렇게 2단계로 줄이고 대신 개인에게 필요한 맞춤형 지원을 늘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어젯(27일)밤부터 시각장애인들이 청와대 근처에 있는 한 건물 옥상에 올라가서 달라지는 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전연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시각장애인 단체 회원 200여 명이 서울 종로 장애인 복지관 앞에 모였습니다.

어젯밤부터 청와대에서 420m 떨어진 이 건물 옥상을 점거한 채 다음 달 1일 장애 등급제 폐지와 함께 도입되는 서비스 지원 종합조사 개정을 요구했습니다.

[장애인 목소리 외면하는 대통령은 즉각 응답하라! 응답하라! 응답하라! 응답하라!]

서비스 지원 종합 조사는 연금 공단 직원이 장애인 가정을 찾아 36개 지표를 평가한 뒤 종합점수를 산출해 개인별 맞춤 지원 방안을 정하는 것인데 이 평가 지표가 지체 발달 장애인 위주로 돼 시각장애인들에게 불리하다는 겁니다.

실제 성인 종합 조사표에 시청각복합평가 항목은 단 1개뿐입니다.

[강현아/시각장애인 : 시각장애인은 앞을 못 봐서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그런데 누워계시는 중증장애인들 그런 분들에 맞춰(져 있습니다.) 이제 기다릴 수 없습니다.]

문항 개정을 요구하며 삭발식을 한 뒤 잘린 머리카락을 들고 청와대로 향하다가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습니다.

복지부는 이미 시각장애인 단체와 협의를 거쳤고 외국에도 시각장애인만을 고려한 별도 항목을 두는 사례가 없다며 기존 평가지표를 고수할 뜻을 내비쳐 갈등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양현철,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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