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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 위험 있는데…'시신 전용 승강기'로 조문객 음식 날랐다

<앵커>

장례식장에서 시신을 나르는 전용 승강기로 조문객들이 먹을 음식을 나른다면 어떨까요? 찝찝한 것을 넘어서 감염 위험까지 있는데, 관련 규정이 없다 보니 급할 땐 많이들 그렇게 한다는 게 장례식장의 이야기입니다.

보도에 안희재 기자입니다.

<기자>

수도권의 한 병원 장례식장입니다. 직원이 하얀 천으로 싼 시신을 승강기에서 내립니다.

같은 승강기에서 이번엔 은색 반찬 통을 가득 실은 손수레가 나옵니다.

같은 승강기를 이용해 시신은 안치실로, 음식은 조문객실로 옮긴 것입니다.

[목격자 : 시신 옆에서 밥 먹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할 수 있고, 알고 있다면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장례식장 측은 일반 승강기를 이용하려면 멀리 돌아가야 해 바쁠 때 잠시 이용했을 뿐이라고 해명합니다.

[장례식장 관계자 A : 급할 때는 (시신용 승강기로) 내려요. (손님이) 한꺼번에 몰리니까 어쩔 수가….]

느낌상 찝찝할 순 있지만 별문제 없다고도 주장합니다.

[장례식장 관계자 B : 선입견을 가지셔서 그런 거지…. 보통 다른 장례식장도 그렇게 움직이고 있지 않나.]

하지만 시신과 음식을 같은 승강기로 옮길 경우 감염 위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송덕용/대한장례지도사협회 사무총장 : 돌아가시고 난 후에 감염 우려가 제일 많기 때문에, 체온이 저하되면서 병원균 자체도 (밖으로) 나온다 이거죠.]

장례식업이 지난 2015년 자유업종에서 신고업종으로 바뀐 것도 이런 감염 위험 때문입니다.

현행법상 장례식장 안 조리 시설은 시신 보관·운구 시설과 구분해 설치해야 합니다.

하지만, 승강기의 경우 분리 운영하라는 명시적 운영 지침이 없습니다.

[지자체 관계자 : 따로 과태료 규정을 찾을 수가 없더라고요. (승강기가) 분리 설치된 것을 확인했으니까 당연히 그런 용도로 사용하리라 저희는 생각한 것이고….]

최근 국내 장례식장 1천100여 곳을 대상으로 위생안전 설비 전수조사에 착수한 정부는, SBS 취재가 시작되자 승강기 관련 규정 개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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