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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시대를 노래한 음유시인…정태춘 '음악 인생 40년'

<앵커>

서정적인 노랫말과 우리 사회의 모순에 맞서왔던 대중음악계의 음유시인 정태춘, 박은옥 씨가 어느덧 노래 인생 40주년을 맞았습니다. 두 분의 40년을 돌아보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고 하는데요.

나이트라인 초대석, 오늘은 정태춘 씨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먼저 축하드립니다. 40주년 기념 콘서트가 연일 매진이라고 들었습니다. 이런 거 예상하셨습니까?

[정태춘/가수 : 사실 예상 못 했던 상황이에요.]

그런데 왜 이렇게 인기가 있다고 생각을 하세요?

[정태춘/가수 : 오랜만에 나왔고, 저 사람이 얼마나 또 여기에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해서 그런 건 아닐까.]

40년을 한 길 걷는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어느덧 음악 인생 40주년을 맞았습니다. 소회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정태춘/가수 : 일단 늙었다는 거 하고요. 다양한 노래들을 했다고 생각을 해요. 가사에서도 그렇고, 음악적으로도 좀 스펙트럼이 넓은 그런 곡들을 쓰고 연주를 해왔다고 생각을 하고, 그래서 나름대로 예술 활동으로서는 가난하지 않게 살았구나. 창작으로써.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음악이라는 걸 처음 접하게 된 게 매형의 기타 때문이었다 이런 이야기가 있던데 이게 무슨 이야기죠?

[정태춘/가수 : 초등학교 때 아주 시골의 촌 아이가 기타를 만지게 되면서, 중학교 때 바이올린으로 옮겨가게 되고, 그런데 노래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고요.]

그런데 어떻게 음악과 또 대중음악을 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정태춘/가수 : 바이올린을 놓고 기타를 이제 다시 잡게 되면서 아주 쉽게 노래를 만들게 되고, 그리고 또 음악적인 것만이 아니고 가사에 있어서도 줄줄줄 이렇게 노래들이 만들어졌으니까. 그렇게 창작을 했는데 다른 사람한테 주고 싶었지만 그게 잘 안 됐고, 그리고 '네가 직접 한 번 해볼래?' 그런 제안을 받으면서 그냥 너무 쉽게 갈등도 없이 큰 준비도 없이 그렇게 가수가 되고 말았죠.]

첫 앨범이 1978년 11월 그 유명한 '시인의 마을'이 타이틀곡이었어요. 그때 당시 기억 아직 나시죠?

[정태춘/가수 : 네. 레코드 회사에서 사실 그런 선곡으로 앨범이 만들어졌어요. 나는 사실 별로 그 시기만 해도 크게 무엇이 되겠다 또 어떤 길을 가겠다 그런 생각은 없었어요. 여전히 그냥 방황하는 그런 청년 같은. 그런데 이제 어쨌든 회사에서 진행하는 대로 음반이 제작이 되고, 또 방송 출연도 좀 하게 되고, 이렇게 하다 보니까 사람들한테 알려지고, 상도 받고. 그래서 결국은 대중음악 시장에서 잘 적응을 못했죠.]

그래서인가요? 1집 앨범의 노랫말들은 상당히 서정적인 것이 많았던 반면에 2집부터는 좀 색채가 달라졌다는 얘기가 있는데, 좀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

[정태춘/가수 : 아니요. 2집, 3집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노래를 골랐죠. 회사에서는 간섭을 안 하고. '그래, 네가 하고 싶은 걸 해' 그래서 이제 좀 더 가라앉거나 조금 더 어둡거나 하는 노래들. 그 노래들은 알려지지도 않게 됐고요.]

뒤늦게 알려진 곡들도 많이 있었고. 80년대 중반부터는 그래서 전국을 돌면서 콘서트를 많이 하셨다고 들었는데 그중에서도 특별히 기억나는 무대가 있었습니까?

[정태춘/가수 : 노래마당이라고 하는 소극장 공연에서는 사람들과 진지한 대화를 나눌 수가 있었고, 그리고 누렁송아지라고 하는 운동장에서의 집회성 공연에서는 노래가 도대체 뭐냐, 노래의 기능이 무엇이며 노래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이런 것들을 새삼 느끼게 한 그런 공연물이었습니다.]

지금 잠깐 말씀도 해 주셨지만, 그동안 음악 활동에 그치지 않고 각종 문화운동, 또 사회운동, 노랫말에 대한 사전 검열에 대해서도 상당한 또 분개도 하시고 그랬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정태춘/가수 : 네. 90년에 '아, 대한민국'이라는 앨범을 내면서 아, 이것은 사전심의를 어떻게 받을 것인가에 대한 싸움이 아니고 이 제도 자체를 어떻게 없앨 것인가의 싸움이 되어야 하고, 그것은 또 다른 누구의 싸움이 아니고 나의 싸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해서, 나부터 탈출구를 찾기 위해서라도 그것과의 싸움은 필연적이었죠.]

오늘 함께 나오시지는 못했지만 인생의 동반자, 또 음악적 동료인 박은옥 씨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음악 작업을 하실 때 서로에게 조언도 하시고 영감도 주고받으시고 하시죠?

[정태춘/가수 : 경우에 따라서는 콘서트를 어떤 노래를 가지고 할 것이냐 가지고 선곡을 할 때도 때로 부딪히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조정이 잘 안 될 때는 아예 콘서트 자체를 한 세 토막으로 나눠서, 서로 간섭하지 말고 이거 당신 가져가고 그런 경우도 있었는데, 그리고 제 창작물들을 더 폭넓은 어떤 감성으로 표현을 해주면서 힘든 길을 저와 함께 와줬죠.]

지난 음악 인생 40년을 한마디로 정의하시기는 쉽지 않겠지만, 어떻게 좀 정리를 해보신다면 어떤 생각이 드세요?

[정태춘/가수 : 말을 많이 했다. 그리고 많이 공감받으려고 했다. 그런 생각이 들고요. 그런데 참 감사하게도 참 많은 환대를 받았다. 또 공감을 확인을 했다. 이런 생각도 합니다.]

앞으로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예술 활동, 또 아까 말씀해 주셨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초대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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