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마디 사죄나 참회의 말도 없었습니다. 전두환 씨는 조금 전 끝난 첫 재판에서 검찰 측이 제시한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법정을 떠났습니다. 광주지방법원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해보겠습니다.
김형래 기자. (네, 광주지방법원에 나와 있습니다.) 재판을 마치고 법원을 빠져나가는데도 상당히 혼란스러운 모습이던데요.
<기자>
오후 2시 반쯤, 시작한 재판은 1시간 15분 만인 오후 3시 45분쯤 끝났습니다.
재판 후 30분 정도 법원 내부에 머문 전 씨는 오후 4시 15분쯤, 법원 정문 쪽으로 모습을 드러냈는데 전 씨가 밖으로 나오자 취재진과 시민들이 뒤엉키면서 큰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시민들이 전 씨 차량을 둘러싸면서 차량이 법원을 빠져나가는 데만 20여 분 넘게 걸렸습니다.
법원 부근에는 비가 오는 중에도 광주시민 200여 명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전 씨의 재판이 끝나는 장면을 기다렸습니다.
전 씨가 탄 차량은 바로 서울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로써 전 씨는 32년 만에 광주행을 약 4시간 만에 끝내게 됐습니다.
<앵커>
전두환 씨 측에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한 거죠?
<기자>
네, 전 씨는 변호인을 통해 밝힌 피고인 측 모두진술에서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먼저 쟁점인 5·18 헬기 기총발사 여부와 관련해 과거 국가기관 기록과 검찰 조사를 토대로 쓴 것이라며 헬기 사격의 진실이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공소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고 조비오 신부를 비난한 것에 대해서도 회고록에 생각을 표현한 것뿐이라며 해석의 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광주를 사건의 범죄지로 볼 수 없다며 재판 관할 이전을 신청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전 씨는 피고인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에서 헤드셋을 착용하고 생년월일과 주소 등을 확인하는 질문에 또박또박 "네, 맞습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다음 공판은 오는 4월 8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