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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천 원짜리 마스크 못 사요"…미세먼지 무방비 노출

<앵커>

미세먼지가 심해지면 어린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의 건강이 더 염려되는데요, 부담스러운 마스크 값 때문에 특히 저소득층 어르신들은 미세먼지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배준우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종로구의 탑골 공원,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 사람들이 야외활동을 꺼리는 날인데도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듭니다.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부담스런 가격 때문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마스크 미착용 시민 A 씨 : 나이 먹은 노인들은 돈이 없어서 무료급식 먹는 사람들이 있는데 마스크까지 5천 원씩 주고 사서 끼고 다니면 부담이 많이 가죠.]

일부 지자체에선 무료로 마스크를 나눠주지만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폐지를 수거하느라 몇 시간씩 밖에 있는 노인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마스크 미착용 시민 B 씨 : (왜 마스크 안 하셨어요?) 아니, 형편이 안 되니까 그렇지. 하루에 1만 원어치 모으면 많이 모으는 거야.]

동네 노인들이 자주 찾는 경로당, 어떤 집단 시설보다 공기청정기가 필요한데 4곳 가운데 3곳은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A 경로당 이용 주민 : 불편하죠. 여기(목)도 아픈데, 저 만날 나와서 여기도 아픈데. 간질간질 보다도 뻐근해 막. 답답해. 가끔 기침도 나고….]

[B 경로당 이용 주민 : 그걸(공기청정기를) 정부에서 주려면 다 줘버리고 안 주려면 안 주고 그래야지.]

정부가 경로당 공기청정기 보급을 위해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으로 314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하지만 예산집행률은 불과 18%, 돈이 있는데도 설치 작업이 더딥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위주로 먼저 설치하기 때문입니다.

[윤진하/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 (고령자일수록) 실제 들어온 먼지를 밖으로 내보낼 수 있는 능력은 젊은 연령층에 비해서 20%나 떨어집니다. 따라서 둔감하고 사실은 더 건강에 취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령층일수록 미세먼지 영향이 치명적일 수 있어서 정책 대상에서 우선순위에 놓여야 합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최혜영,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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