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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 합의로 달라진 현장, 파괴된 GP에 가다

<최재영 기자/남양주종합촬영소>

지난 4월 판문점에서 열렸던 남북 정상회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군사분계선에서 남북 두 정상이 손을 잡고 넘나들었던 장면일 겁니다. 하지만 지금 제 발아래에 있는 이 군사분계선, 높이 5㎝ 폭 50㎝ 콘크리트 경계석이 아직도 남북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엄연한 현실입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이렇게 남북을 가로막고 있는 장벽들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남북 분단의 상징이었던 GP 22개가 해체됐고 남북 어민들이 자유롭게 한강 하구를 오갈 수 있도록 남북 공동조사도 순조롭게 마무리됐습니다.

그 현장을 김태훈 국방 전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김태훈 기자>

155마일 휴전선의 정중앙 강원도 철원군 최전방 GOP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입니다.

해발 1,062m 오성산이 우뚝 서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방문했던 북한군의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그 아래 보이는 흙더미가 파괴된 남측 GP 자리입니다.

철책 조금과 축대를 제외하고는 잔해 한 점 남아 있지 않습니다.

폭파된 북측 GP는 남측 GP 터에 가려 보이지 않습니다.

남북 각각 11개씩 22개 GP를 철수했지만, 이 철조망 뒤 비무장지대에는 아직도 남북 GP 200개 그리고 중무장 병력들이 배치돼 있습니다.

남북 GP 22개를 철수한 것은 신뢰 구축을 위한 상징적 조치이고 실질적으로 우발적인 충돌을 막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나머지 200개 GP를 없애야 합니다.

비무장지대를 평화 지역으로 바꾸려면 GP 철수가 끝이 아닙니다.

북측 오성산만 해도 의정부까지 꿰뚫는다는 대형 전파 관측 탑과 지하 벙커 그리고 소형 초소 여러 개가 있습니다.

비무장지대 북측 지역은 GP 말고도 다양한 군사 시설들이 밀집한 완전 무장지대입니다.

비무장지대를 말 그대로 비무장화하려면 앞으로 꾸려질 차관급 남북 군사 공동위 이상의 최고위급 채널에서 통 큰 결단을 해야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제 바다로 가보겠습니다.

최전방인 강화도 북서쪽 교동도입니다.

해병대 2사단 교동 부대 장병들이 지키고 있는 철책 넘어 한강 하구 중립수역이 펼쳐져 있고 3km 정도 북쪽은 북한 연백평야입니다.

해안을 따라 북한군 초소들이 있습니다.

지난 9일까지 공동 수로 조사가 진행되면서 북적였던 남북 중립수역은 지금은 물새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뒤로 보이는 저 갯벌 모래톱들은 만조가 되면 물에 잠깁니다.

뱃길은 저 모래톱들을 피해 상대적으로 수심이 깊은 곳에 형성됩니다.

남북은 다음 달 25일까지 해도, 즉 뱃길 지도를 제작해서 고기잡이와 관광용으로 민간에 제공할 계획인데 주민들은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습니다.

[이명식/교동도 주민 : 그전에 철조망 쳐지기 전에는 우리도 나가서 잡고 이북 사람들도 와서 잡는 걸 우리도 같이 봤어요. 철조망이 걷히면 우리도 나가서 고기도 잡아먹고 그렇게 하는 게 참 좋은데.]

중립수역이 다시 열리고 남북 어민들이 어울려 물고기를 잡는 장면은 이르면 새해 4월에 볼 수 있습니다.

<최재영 기자/남양주종합촬영소>

방금 김태훈 기자의 기사에서도 보셨겠지만, 한반도의 변화는 시작됐습니다.

이 변화가 평화라는 결실을 맺기 까지 분명 시간이 걸릴 겁니다.

그 시간이 언제가 됐든 실제 판문점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전해드릴 날을 고대하겠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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