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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어떻게 다니라고…슬그머니 바꾼 통학지원 약속

<앵커>

경남 거제의 한 새 아파트 단지에서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등교를 거부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파트를 지을 때부터 통학이 쉽지 않아 보이자 아파트 시행사와 교육 당국이 통학 대책을 마련해놨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 약속이 슬그머니 바뀐 겁니다.

송성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초등학생과 학부모 60여 명이 등굣길을 따라 피켓 시위를 벌입니다.

이달 들어서는 등교도 거부하고 거제교육지원청에서 항의농성도 벌였습니다.

[이용승/아파트 입주민 : 저희 아이들이 피해를 봐야 하는 상황이고 교육청에서는 임시방편으로만 해결해 주시고 시행사는 나 몰라라 하고 있고…]

문제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한 건설 시행사는 지난 2008년 산자락에 아파트를 지으면서 신축 승인을 받기 위해 거제교육지원청과 약정서를 체결했습니다.

새로 지을 아파트가 인근 초등학교까지 6킬로미터가 넘고 인도도 없는 험한 길이다 보니 통학 대책을 마련키로 했던 겁니다.

교실과 부대시설 증축비 10여억 원과 통학 발전기금 5억 원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입주를 두 달 앞둔 지난해 7월, 거제교육지원청과 시행사가 기존 협약서를 폐지하고 새 협약서를 작성했습니다.

통학지원금 5억 원 대신 학교발전기금 2억 5천만 원, 셔틀버스 2대 구입비와 6개월 운영비를 주기로 한 겁니다.

[안재기/거제교욱지원청 교육장 : 5억을 받게 되면 교육청에서 통학에 대한 책임을 져 주어야 하기 때문에 그 부분(5억 원)을 우리가 안 받고 시행사가 책임을 지도록 한 겁니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협의 과정에서 배제됐다고 말합니다.

그 때문에 지난 3월부터 운행비 지원이 끊기면서 이달부터 통학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됐고 결국, 아이들만 피해 보게 됐다는 겁니다.

[이용승/아파트 입주민 : 저희가 (비용으로) 돈을 안 내겠다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가 왜 다 책임져야 하는가 (하는 거죠)]

취재가 시작되자 거제교육지원청은 임시로 통학버스 2대를 투입해 학생들을 등교시켰지만, 주민 의사를 묻지 않고 시행사와 협약을 개정한 책임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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