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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고령화 속 '보물섬' 물질↓…위태로운 '해녀의 맥'

<앵커>

이맘때쯤이면 제주 해녀들은 천년의 섬 비양도를 넘어 먼 바다까지 나가 물질 작업을 합니다. 보물섬이라고 불릴 만큼 풍부한 어족 자원 덕분에 비양도 물질은 인기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안수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금능포구에서 배를 타고 20여분을 달려 비양도 넘어 바다에 도착합니다.

2미터의 높은 파도가 치는 거친 바다로 고령의 해녀가 몸을 던집니다.

태왁 하나에 몸을 의지한 채 수심 10여 미터를 쉼 없이 오르내립니다.

한번 배를 타고 물질을 나오면, 점심도 거른 채 5~6시간씩 물질을 합니다.

[양영자(61세)/금능리 상군 해녀 : 바닷속은 그렇게 컴컴하지 않았는데, 날씨가 안 좋아서 작업을 못했습니다. (얼마나 잡으셨어요?) 오늘요? 한 30kg.]

이달부터 내년 5월까지 비양도 바다에선 해녀 물질 작업이 이뤄집니다.

가까운 바다와 달리 공동 어장이라 날짜에 구애 없이 소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천년의 섬, 비양도의 바다는 해녀들에게 보물단지와 같았습니다.

높은 수입에, 귀덕에서 월령까지 9개 마을 해녀들이 배를 타고 비양도로 물질을 나설 정도였습니다.

[김영아/금능리 해녀회장 : 비양도가 그전에는 보물섬이었습니다. 비양도로 해서 아기들 교육시키고 부자됐다고 봐야합니다. 그전에는 저기서 무수히 물건을 많이 잡았습니다.]

하지만 한때 한번에 30명이 넘었던 비양도로 물질을 나가는 해녀는 지금은 5~6명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여러 마을에서 공동어장을 쓰다보니 수확량이 예전만 못한데다 고령화 속에 물질 대신 농사를 짓는 해녀가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상군 해녀 : 나이도 들고 해서 오지 못하고, 밑에 후배들이 없어서 배운 사람이 별로 없어서 줄어든 것이죠. 나이가 들어 가지고.]

도내 해녀는 3천985명, 60세 이상 해녀가 전체 8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제주 해녀들의 고령화에 높은 진입 문턱까지 더해져, 해녀의 맥을 이어가기가 고된 물질 작업 만큼이나 힘겨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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