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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용 시설은 사용 금지…노동자 58명이 좌변기 1개 써

<앵커>

근로 조건은 그동안 꾸준히 개선되어 왔지만 일부 업종 노동자들에게는 남의 얘기나 다름없습니다. 서비스업이나 유통업체 판매직 사원들의 사정이 특히 심각하죠.

종일 앉지도 못하는 판매직 노동자들에 이어서 화장실조차 제대로 쓰지 못 하는 노동자들의 비인권적인 근무상황을 원종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백화점과 면세점 대부분은 노동자들이 고객용 시설을 쓰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손님 편의가 우선이라는 것인데 문제는 직원용 화장실은 너무 멀고 수도 턱없이 적다는 겁니다.

이 백화점 1층에서는 복도를 한참 돌아 직원용 엘리베이터로 5층까지 간 뒤, 비좁은 통로를 지나야 상자 더미에 가려진 직원용 화장실이 나타납니다.

오고 가는 데만 10분이 걸립니다.

[면세점 노동자 : (점포당) 직원들이 그렇게 많지가 않은 거예요. 직원 숫자가 많으면 돌아가면서 화장실도 갈 수가 있는데. 그리고 화장실도 너무 멀기 때문에 방광염으로 직원들이 많이 괴로워하고 있어요.]

민주노총과 민주당 송옥주 의원실이 조사한 결과 노동자 58명이 좌변기 1개꼴로 함께 써야 하는 면세점도 있었습니다.

기본적 생리 현상조차 쉽게 해결하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백화점 판매직 노동자의 4분의 1이 방광염에 시달린다는 민주노총의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은 백화점 앞에서 노동자의 건강권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김연우/서비스연맹 '시세이도' 노조위원장 : 백화점에서 서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이 화려한 건물 안에서 병들고 있습니다.]

서비스연맹은 '앉을 권리'를 포함한 인간적 노동 환경을 보장할 것을 업체와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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