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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혀서 못 나가요" 딸의 마지막 전화…유족 분통

<앵커>

희생자들 가운데는 안타까운 사연도 많았습니다. 막혀서 나갈 수 없으니 신고해 달라고 어머니에게 마지막 전화를 걸었던 딸이 있었고, 또 그동안 홀어머니를 혼자 부양해 온 계약직 사원도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들을 박재현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4층 창문에 한 남성이 반쯤 몸을 내밀고 있습니다.

숨쉬기가 힘든지 아래로 뛰어내립니다.

소방대가 설치한 에어매트에 떨어져 큰 부상 없이 목숨을 구했습니다.

화재 직후 4층에서 탈출한 직원은 불이 나고 수십 초 만에 실내가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고 증언했습니다.

[탈출 생존자 : 5초 정도 진동이 있었고 5초 정도 있다가 가루가 떨어지고, 총 15초 지난 뒤 검은 연기가 나기 시작하고 그 이후에 삽시간에….]

119에 신고해 달라는 딸의 전화를 엘리베이터에 갇힌 줄로만 알았는데 생애 마지막 대화인 것을 안 부모는 할 말을 잃었습니다.

[사망자 삼촌 : 막혀서 못 나간다고, 119에 신고해달라고 그러고 나서 전화가 끊긴 거예요.]

계약직으로 일하다 희생된 38살 김 모 씨는 몸이 불편한 홀어머니를 부양해온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사망자 형 : (동생이) 어머니한테 용돈도 드리고…어머니 몸이 안 좋으셔서 병원도 같이 가 드리고…]

예고 없이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분노했습니다.

유가족은 불길과 연기가 삽시간에 퍼진 게 업체가 인화성 물질을 사용해왔기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사망자 아버지 : 딸이 집에서 '시너를 쓰면 물건이 감쪽같이 된다, 그런데 잘못하면 화상을 입을 수 있고 불이 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업체 대표는 과거에 쓰던 시너를 지금은 쓰지 않고 있다면서 공장에 입주한 협력업체가 시너를 사용했을지 모른다고 책임을 돌렸습니다.

(영상취재 : 임동국,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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