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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같은 국회 보좌관 매뉴얼…"의원은 생살여탈권 쥔 사람"

<앵커>

힘 있는 자들의 갑질에 그 어느 때보다 비난과 분노가 커지고 있는 요즘, 시대착오적인 생각이 아직도 지배하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국회입니다. 국회 사무처가 2년 전 발간한 의원 보좌직원 교육자료를 보면 이게 무슨 중세의 하인 교육자료인가 싶을 정도로, 국회의원과 보좌관의 갑을 관계를 공식화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권지윤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기자>

국회사무처가 2016년 4월 발간해 사용하고 있는 신규 임용 보좌직원 길라잡이입니다.

보좌진의 생살여탈권은 국회의원이 쥐고 있다며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국회에는 보좌진 노조도 존재하지 않고 인사위원회라는 절차도 마련돼 있지 않다, 단지 의원의 개인적인 판단에 따라 임명되고 면직될 뿐이다.

또 국회는 세상과 정반대로 움직인다며, 전문성으로 시작해 충성심으로 마무리하라고 충고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보좌진 외모와 복장 규정도 있는데, 여성 보좌진의 스커트의 길이는 무릎 선에 맞춘다고 돼 있습니다.

[보좌진 A 씨 : 굉장히 시대착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한편으로는 준법정신에 어긋나는 국회, 잘못됐던 관행들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려는 성격이 있다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화받을 때가 근무시간이고 의원이 있는 곳이 일터라는 격언이 있다며, 휴일과 휴가 중에도 업무와 분리되는 삶은 생각할 수 없다고도 합니다.

국회 사무처는 SBS 취재가 시작되자 이 책을 전량 폐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 : 앞으로 교육으로 대체하고, 이 교재는 아예 폐기하는 걸로 입장을 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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