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백혈병 분쟁' 11년 만에 마침표…"중재안 수용"

<앵커>

11년이나 끌어 온 삼성전자와 사망한 직원 유족들의 반도체 백혈병 분쟁이 마침내 마무리되는 계기가 마련됐습니다. 양측은 어제(24일) 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을 무조건 수용한다는 합의서에 서명했습니다. 중재안은 9월쯤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곽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반도체 공장 피해자를 대변하는 시민단체 반올림 대표와 삼성전자 측 대표, 그리고 양측의 합의를 이끌어낸 조정위원장이 나란히 앉았습니다.

양측은 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을 무조건 수용하겠다는 내용에 서명했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일하던 황유미 씨가 백혈병으로 숨진 지 11년 만입니다.

황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는 합의를 반기면서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황상기/'반올림' 대표 (고 황유미 씨 아버지) : 힘없고 가난한 노동자라 해서 10년이 넘도록 긴 시간 동안 해결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섭섭한 일입니다.]

조정위는 9월 중재안을 공개할 예정인데, 피해자 보상과 사과, 재발 방지, 사회공헌 방안 등이 담길 예정입니다.

삼성 측의 사과 부분은 1차 조정 당시 조정위가 제안했던 '위험에 대한 충분한 관리가 이뤄지지 못했던 점을 인정하는 내용의 사과'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선식/삼성전자 전무 : 완전한 문제 해결만이 아픔을 위로하고 사회적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보상 대상이 되는 노동자와 병의 종류가 얼마나 늘어날지는 아직 더 합의가 필요합니다.

반올림 측은 1000일 넘게 이어온 삼성 서초사옥 앞 천막농성을 거두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