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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환자는 침상에 손 묶여…"결박 푸느라 구조 지체"

<앵커>

화재 당시 세종병원에서는 일부 노인환자들이 침상에 손이 결박돼 있었고 이걸 푸는 과정에서 구조가 지연되고 사망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병원 치료상의 안전을 위한 것이었지만 이번 같은 무방비 상황에서는 치명적이었습니다.

유덕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소방구조대는 연기가 빠르게 차오르는 긴박한 상황에서 병원 3층 구조 과정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박재형/밀양소방서 구조대장 : (침대) 난간과 손목이 묶어져 있는 상황이어서… 결박을 푸느라고 구조하는데 조금 지체가 됐습니다.]

당시 3층에 있던 환자 21명 가운데 서너 명을 제외하고 한쪽 손엔 링거가 꽂혀 있고 다른 쪽 손목은 태권도복 끈 같은 것들로 침대 난간에 묶여 있었다는 겁니다.

구조대는 3층 환자들을 모두 대피시켰지만 이 가운데 9명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김정숙/건강세상네트워크 운영위원 : 장성 요양병원 화재 당시에도 환자들이 많이 결박돼 있었어… 30초나 1분 사이에 질식했습니다.]

2014년 장성 요양병원 화재 이후 신체보호대 사용 논란이 커지자 복지부는 현행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했습니다.

환자의 안전을 위해 필요할 경우 당사자나 보호자 동의를 받아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응급상황에선 쉽게 풀 수 있거나 자를 수 있게 하라고 했지만 이번 경우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한 유족은 화재가 나기 일주일 전쯤 병원이 동의 없이 환자를 결박해 항의했다고 SBS에 밝혔습니다.

[유족 : (보호자께 안 물어보고 묶은 거에요?) 네. 왜 결박했나 물어보니까 (상처를) 긁어서 묶은 거라고… 기분이 안 좋았죠.]

세종병원 측은 수술환자가 무의식중에 기도가 막힐 우려가 있거나 치매 환자가 낙상할 우려가 있어서 화재 당시 환자 열 명 정도를 결박했었다고 경찰에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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