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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내 감염 심각…'항생제 내성균' 불안 증폭

<앵커>

이대목동병원에서 숨진 신생아들의 혈액에서 몇몇 항생제가 듣지 않는 균이 발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항생제 내성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남주현 기자와 알아봅니다.

항생제 내성균, 다제내성균 이런 용어가 나오는데 어떤 의미입니까?

<기자>

항생제 내성이란 특정 균이 항생제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어 능력으로 특정 항생제에 내성이 있으면 그 항생제를 써도 치료가 되지 않습니다.

항생제 내성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내성을 갖는 세균에 맞서 새로운 항생제가 계속 개발돼왔는데요, 두 개 이상의 항생제가 듣지 않는 균을 다제내성균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런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고 특히 병원 내 감염이 심각하다는 겁니다.

이 70대 할머니는 지난 9월 심장 혈관이 막혀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입원 중 정기 검사에서 반코마이신이라는 강력한 항생제가 듣지 않는 다제내성균이 검출됐습니다.

[다제내성균 보균자 보호자 : 어머니가 가장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검사를) 받았거든요. 그때 감염됐다고 확신하고요. 그리고 나서 감염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았습니다.]

다행히 특별한 증세가 없고 세균 치료도 필요 없었지만 다른 환자에게 옮길 가능성 때문에 1인실에서 격리 생활을 했습니다.

<앵커>

그래서 치료는 잘 받고 퇴원하신 건가요?

<기자>

퇴원은 하셨는데 치료는 절반쯤 됐다고 봐야겠죠, 이분이 입원한 병원은 수도권에 있는 대학병원이었습니다. 3차 종합병원은 중증도 있는 급성기 환자를 보는 데 주력해야 하는데, 심장 상태가 호전됐으니 퇴원해도 된다는 게 병원의 이야기였습니다.

보호자는 병원에서 옮았으니 완치될 때까지 치료해줘야 한다고 맞서다가 집 근처 요양 병원으로 옮기려고 알아봤는데 입원을 거부당했습니다.

[다제내성균 보균자 보호자 : VRE(반코마이신 내성균)가 있다라고 하니까 제가 알아본 병원에서는 입원할 수 없다고 통보했고요.]

대부분 요양병원이 인력이나 격리 시설이 부족하다 보니 이런 환자들을 제대로 치료하고 관리할 상황이 못 되는 겁니다.

[손장욱/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 : 요양병원 입장에서는 인적 자원도 한정돼 있고 (격리시설 등) 물적자원도 한정돼 있으니까 안 받으려고 하죠. 다제내성균을 관리할 정도의 인프라를 갖춘 요양 병원이 있어야 하는 거죠.]

다제내성균을 보균하고 있는 환자는 퇴원하고 난 뒤 물리 치료 같은 가벼운 치료를 받고 싶어도 격리실이 있는 병원을 찾아 입원하거나 퇴원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앵커>

다제내성균, 남의 일 같지 않은데 어느 정도 심각한 건가요?

<기자>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들은 중환자실은 물론이고 일반 병실에서도 감염이 늘고 있고, 전국적으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병원 환경에서 균에 감염될 수도 있고 환자가 갖고 있던 균이 치료받는 과정 중에서 내성을 획득할 수도 있는데요, 다제내성균은 건강한 일반인보다 면역기능이 떨어진 환자들에게 치명적입니다. 항생제를 바꿔써도 듣지 않아 돌아가시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병원 내 감염관리가 중요한 건데 통계를 보면 2014년 기준 국내 종합병원에서 장내 세균 검사를 한 환자의 36%에서 반코마이신 내성균, VRE가 나왔습니다.

요양병원은 수치가 더 높아서 49%에서 VRE가 나왔습니다. 더 강력한 항생제도 듣지 않는 다제내성균 CRE 감염증은 올해 신고만 5천 건에 달했습니다.

고령화의 여파로 환자들이 종합병원에서 요양병원으로 또 역으로 이동하면서 내성균이 확산하고 있는데 정부는 아직 이 부분에 대해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다제내성균에 감염되는 걸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자>

정부 차원에서 여러 가지 항생제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요, 당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살펴보자면 의료기관에서는 항생제를 꼭 필요한 경우에만 처방하고 환자는 항생제를 임의로 끊지 말아야 합니다.

의료진과 환자 모두 늘 손 위생을 철저히 신경 써야 하고요, 국가 차원에서도 항생제 사용 지침을 개발하고 내성균 정보 공유하는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 니다.

특히 병원을 드나들 때는 손 씻는 것부터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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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금 들어온 소식 한 가지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27일) 한일 위안부 합의 TF와 관련해서 일본 외무상이 입장을 내놨습니다. "위안부 합의 변경을 시도할 때 한일관계는 관리가 불가능할 것이다." 이런 입장을 냈습니다. 자세한 소식은 8시 뉴스에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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