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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지고 깨부수고…'분노방', 20년 만에 재등장한 이유

<앵커>

이런저런 스트레스, 어떻게 풀고 계신가요? 요즘 돈을 내고 물건을 마음껏 때려 부수는 이른바 '분노방'이 생기고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보호복을 입고 헬멧까지 쓰고 야구방망이를 꼭 쥐었습니다.

문이 열리고 멀쩡하고 예쁜 새 그릇, 아직 쓸 만해 보이는 프린터가 가지런히 줄 맞춰 들어옵니다.

그리고 산산이 조각내고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짓이겨도 분이 남습니다. 마네킹과 타이어까지 분풀이 대상이 됩니다.

올봄에 문을 연 '스트레스 해소방'. 짜증부터 표준어로는 감당할 수 없는 분노까지 5단계로 돈을 더 내면 분풀이 대상도 더 넣어줍니다.

[김민영/서울 마포구 : 노래를 틀어주시고, 부수다 보니까 신이 나는 거예요. '쨍그랑 쨍그랑' 소리를 들으니까, 아 사람들이 이래서 스트레스 풀려고 오는구나…]

취업, 직장 상사 스트레스, 결혼과 연애 문제로 고민이 많은 20·30대가 주 고객입니다.

[원은혜/'스트레스 해소방' 운영 : 너무 화가 나서 뭔가 부수고 싶다는 생각이 다들 좀 있기는 한데, 마땅히 뭘 길거리에 나가서 던질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우리나라에서 분노방은 사실 처음이 아닙니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던 IMF 직전과 후 그릇깨기방, 가전 부수기 방 같은 곳이 나타났다 사라졌는데 10여 년 만에 다시 등장했습니다.

[서용구/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 (다들 힘든데다) 특히 고용 불안정에 따른 불안으로 이른바 '헬조선'이라는 말을 쓰는 세대가 출현했고요. (또) 체험함으로써, 오감을 느끼면서 하는 방향으로 소비가 진화하고 있거든요. '체험경제'라고 하는. 그런 2가지 면이 (이런 업장을) 다시 끄집어낸 것 같아요.]

폭력성만 키운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그러나 삶의 만족도가 여전히 OECD 최하위권입니다.

분풀이 놀이는 두더지 뿅망치나 샌드백 두드리기 같은 소박한 수준에서 씹고 던지고 깨부수기로 다양해지고 강해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 영상편집 : 유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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