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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 엇갈린 2·3층, 도면 보니…생사 가른 '비상구'

2층 비상구에 목욕용품 가득…"문 잠겨있었다" 증언도

<앵커>

이번 참사에서 여성 사우나 시설이 있던 2층과 남성 사우나였던 3층은 말 그대로 운명이 엇갈렸습니다. 2층에서는 20명이 숨진 반면에 3층에서는 모두 무사했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2층과 3층의 도면을 통해 비교해 보겠습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기자>

29명의 사망자를 낸 제천 스포츠센터입니다.

연기와 유독가스가 계단과 엘리베이터 통로를 통해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퍼졌습니다.

여성 사우나가 있던 2층에선 20명이 숨졌지만 3층 남성 사우나에서는 단 한 명의 희생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먼저 2층 도면을 볼까요.

출입문 근처에서만 가장 많은 11구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왜 이렇게 빠져나가지 못한 사람이 많은지 3층 남성사우나 도면과 비교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두 층의 구조는 거의 같습니다. 다만, 3층 비상구 옆에는 이발소가 있지만 2층 비상구는 창고와 연결됐습니다.

창고라도 지나다닐 통로만 확보되면 문제가 없겠는데 현장감식 때 찍힌 사진을 보면 말문이 막힙니다.

보시는 것처럼 각종 목욕용품이 좌우로 늘어서 비상구의 절반을 막고 있습니다.

심지어 문이 아예 잠겨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사우나 직원 : 거의 한 달 가까이 잠겨 있었어요. 거기로 나가지 말라고 해서 안 나갔어요.]

반면 3층 이발소는 연결된 비상구를 늘 열어놨다고 합니다.

통로도 깨끗이 치워져 있었고 손님들은 불이 나자마자 비상구를 빠져나와 계단으로 탈출해 모두 무사했습니다.

[김종수/이발사 : 전혀 다른 물건이 없어요. 손님이 맨발로 내려가도 문제 하나 없게끔 청소가 돼 있어요. 깨끗이 잘 되어 있어요.]

비상구는 위급상황에서 생명의 탈출구입니다.

이번 대형 참사도 기본을 지키지 않아 생긴 인재였습니다.

(영상편집 : 최진화, CG : 제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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