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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병원서 진료 힘든 '다제내성균' 환자…대책 없나

<앵커>

대학병원에서 심장병 치료를 받고 퇴원해도 된다는 말을 들은 환자가 동네 병원에서 진료를 거부당했습니다. 병원에서 항생제 내성균에 감염됐기 때문입니다.

남주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70대 할머니는 지난 9월 심장 혈관이 막혀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입원 중 정기 검사에서 반코마이신이라는 강력한 항생제가 듣지 않는 다제내성균이 검출됐습니다.

병원에서 옮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제내성균 보균자 보호자 : 어머니가 가장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검사를) 받았거든요. 그때 감염됐다고 확신하고요. 그리고 나서 감염됐다는 사실을 통보받았습니다.]

특별한 증세가 없고 세균 치료도 필요 없었지만 다른 환자에게 옮길 가능성 때문에 격리실 생활을 했습니다.

심장 상태가 호전돼 퇴원해도 된다는 말을 듣고 집 근처 병원으로 옮기려 했는데 입원을 거부당했습니다.

[다제내성균 보균자 보호자 : VRE(반코마이신 내성균)가 있다라고 하니까 제가 알아본 병원에서는 입원할 수 없다고 통보했고요.]

이대목동 병원에서 숨진 신생아들에게서 항생제가 듣지 않는 균이 검출됐죠, 다제내성세균 검출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2014년 기준 장내 세균 검사 결과 국내 종합병원의 36%에서 반코마이신 내성균, VRE가 나왔습니다.

더 강력한 항생제도 듣지 않는 다제내성균 CRE 감염증은 올해 신고만 5천 건에 달합니다.

다제내성 세균이 있는 환자는 퇴원하고 난 뒤 물리 치료 같은 가벼운 치료를 받고 싶어도 격리실이 있는 병원 외에는 갈 수가 없습니다.

[손장욱/고대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 : 요양병원 입장에서는 인적 자원도 한정돼 있고 (격리시설 등) 물적자원도 한정돼 있으니까 안 받으려고 하죠. 다제내성균을 관리할 정도의 인프라를 갖춘 요양 병원이 있어야 하는 거죠.]

다제내성균은 급격히 늘고 있는데 보건당국은 신고를 의무화하라는 말 외에,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윤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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