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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만 2억 자 '훌쩍'…AI, 45년 걸릴 고전번역도 '척척'

<앵커>

조선 후기 때 거의 3백 년 동안 왕의 비서들이 왕 주변에 모든 일을 적어놓은 승정원일기라는 국보가 있습니다. 양이 너무 많아서 한글로 번역하는데 거의 50년이 걸릴 정도인데,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을 썼더니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정구희 기자입니다.

<기자>

규장각에는 승정원일기가 3천 권 정도 남아 있습니다. 글자 수만 2억 4천3백만 자, 아직 20%밖에 번역되지 않았습니다.

전문 번역가가 매달려도 1년에 10만 자 정도 번역하는 데 그쳐 현재 인력으론 앞으로 45년 후에나 완역본을 볼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최두헌/승정원일기 번역가 : 워낙 방대하기도 하고 그 양에 비해서 지금 번역에 투입된 그 번역자들 수는 적은 편이고….]

인공지능에게 기존에 번역된 문장을 가르친 뒤 번역을 시켜봤습니다.

'후설' 한자 그대론 목구멍과 혀라는 뜻이지만 승정원의 별칭으로도 쓰이는데 인공지능은 문맥에 따라 목과 혀가 아닌 승정원이라 번역했습니다.

인공지능이 학습하지 않은 문장도 번역시켜 봤습니다. 정조가 아버지인 사도세자에 대한 기록을 지워달라며 영조에게 올린 상소문인데 인간 번역과 거의 같습니다.

[남성현/한국 고전번역원 연구원 : '마음이 불편하고 슬프다. 그것 좀 삭제 좀 부탁한다. 영조한테.' 이런 내용의 흐름의 대의는 정확히 파악한 것 같습니다.]

고전번역원은 인공지능이 더 많은 문장을 학습하게 되면 무려 27년이나 번역 기간을 줄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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