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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고집한 외길…대 이어 전통 지키는 '오래 가게'

<앵커>

서울 종로와 을지로에는 30년 넘게 명맥을 유지하며 오랜 역사를 간직한 가게들이 많습니다. 서울시가 이처럼 대를 이어 전통을 이어가는 가게들을 일명 '오래 가게'로 선정했습니다.

이종훈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전복 껍데기를 얇게 가공한 자개를 가느다란 톱 줄로 잘라내자 정교한 문양의 자개 조각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하나하나 아교를 발라 핀셋으로 붙이고 붓을 이용해 조심스럽게 색을 입히면, 은은하면서도 화려한 빛깔의 자개 공예물이 완성됩니다.

더딘 수작업을 고집하며 전통의 나전칠기 기술을 이어가는 곳, 서울 종로의 '국선옻칠'입니다.

20대에 무작정 상경해 40년 넘게 외길만을 고집해 온 장인은 전통 공예기법의 맥이 끊길까 두려웠습니다.

[오세운/아버지, 나전칠기 장인 : 나전칠기 없이 내 인생도 있을 수 없다. '계승, 발전시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의미에서 가족회의를 했죠.]

지금은 30대 아들이 대를 이어 10년 넘게 나전칠기 전통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오명호/아들, 문화재 기능인 : 시간은 더디지만 정성스럽게 하나하나 칠을 하고 만들어 가는 게 또 사명이다 생각하고 자식이 생기더라도 꼭 이 일을 추천해 주고 싶다.]

도장을 새기는 손길에 힘이 넘칩니다.

넓을 박자를 써, 도장 분야에서는 내가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이름 붙인 '박인당'.

손재주가 좋았던 16살 소년은 어느덧 여든을 넘긴 대한민국의 인장공예 명장이 됐습니다.

60년 넘게 새긴 도장만 수십만 개에 달합니다.

[박호영/대한민국 인장공예 명장 : 쉽게 살지 뭐 이렇게 손으로 직접 새겨서 그렇게 하느냐 그러는데 나는 아니에요. 내가 눈이 보이고 손이 움직일 때까지는 할 거예요.]

조선왕실의 156년 전통 금박공예 기술을 잇는 '금박연', 40년 인생을 오래된 LP 판에 바쳐온 '돌 레코드' 등 전통 가게 39곳이 '오래 가게'로 선정됐습니다.

서울시는 내년에도 다른 지역의 숨어 있는 전통 가게 20곳 정도를 더 찾아내 육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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