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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서 들리는 바람 소리"…'이명'의 원인과 대처법은?

<앵커>

귀에서 바람 소리나 매미 소리, 파도 소리 같은 것이 나는 증상을 이명이라고 하는데요, 이명 환자들은 남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소리 때문에 많은 고통을 겪습니다. 이명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남주현 기자, 이명 환자 얼마나 많은가요?

<기자>

지난해에만 무려 31만 명이 이명 때문에 병원을 찾았습니다. 여성이 대략 18만 명, 남성 13만 명으로 여성 이명 환자가 더 많았습니다.

취재하면서 이명 환자 두 분을 만났는데, 두 분 다 여성 환자였습니다. 최민정 씨 같은 경우 10년 전인 스무 살 때부터 이명을 느꼈는데 이분은 바람 소리와 매미 소리가 들린다고 그동안 큰 불편을 느끼지 않다가 최근 이명 소리가 더 커져 병원을 찾았습니다.

[최민정/이명 치료 중 : 치료를 안 하다가 요즘 크게 많이 불편한 것 같아서 다시 와서 치료하게 됐어요. 거의 한 10여 년을 방치하고 있었어요.]

70대 안 모 할머니는 비 오는 소리, 파리 소리, 가스레인지에서 보글보글 끓는 소리 이런 다양한 소리로 고통받았습니다.

[안모 씨/이명 치료 중 : 정신이 하나도 없고, 이렇게 평생 살아야 하나? 이렇게 살려면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않을까.]

사람마다 듣는 이명 소리는 달라도, 이명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자거나,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앵커>

이명을 치료하지 않고 오래 내버려 두면 자칫 뇌에까지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죠?

<기자>

지금까지는 이명이 커지는 원인을 심리적, 환경적 요인에서 많이 찾았습니다.

[유수연/강동경희대병원 청각사 : 이명은 우리 몸에서 나는 내부 소음이라고 말씀드렸어요. 당연히 컨디션에 따라서 쉽기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심리적, 환경적 요인 외에 이명 증세가 심해지는 이유가 밝혀졌습니다.

미국 일리노이 대학 연구팀이 이명 환자들의 뇌 기능 MRI를 분석했더니, 심한 이명이 1년 이상 지속한 환자는 자거나 쉴 때 소리를 작게 느끼도록 조절하는 뇌 부위의 기능이 떨어져 있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쉬어도 쉰 것 같지 않을 텐데요.

<기자>

그렇죠. 뇌도 쉬어야 하는데 계속 활동하게 하니까 뇌의 피로도가 더 커지는 거죠.

요즘 말로 멍 때린다는 게, 뇌가 나름의 휴식을 취하는 과정이고 그 휴식의 결과로 창의력이나 통찰력이 발휘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특정 뇌 부위의 기능이 떨어져서 뇌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그 결과 뇌가 피로해지면 집중력, 판단력 그리고 기억력이 떨어지고 이명도 더 심해지는 겁니다.

[박문서/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이명이라는 게 뇌 속에서 새로운 전기의 흐름이 생기는 거거든요. 그래서 그것 때문에 굉장히 뇌가 예민해지고 소리를 만들어 내는 건데…]

<앵커>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빨리 병원에 가는 게 좋다고 하던데?

<기자>

이명은 대부분 원인을 찾기 힘든데요, 만약 돌발성 난청 때문에 생긴 이명이라면 청신경이 완전히 손상되기 전에 가능한 한 빨리 병원에 가야 치료할 수 있습니다.

약물로 치료하면서 동시에 보청기를 착용해서 청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이명을 줄일 수 있습니다.

원인을 찾기 어려운 이명인 경우, 우리 뇌가 이명을 자연스러운 소리로 받아들이게 돕는 재활치료가 도움 됩니다.

파도 소리나 새 소리 같이 거슬리지 않는 소리를 함께 들려줘 뇌가 이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 거죠.

이명은 단순히 귀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진단을 받고 치료하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소리로 소리를 덮는 그런 치료방법이군요. 이명은 가급적 빨리 병원을 찾아가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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