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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속도 따라 건강 효과 달라져…'걷기의 건강학'

<앵커>

이번에는 건강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걷는 게 건강에 좋다는 건 상식입니다. 치매 예방은 물론 암, 심장병 사망 위험을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걷느냐에 따라 건강 효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치매 예방에 좋은 걷기 방법은 어떤 겁니까?

<기자>

제가 손을 움직이면 손을 담당하는 뇌 부분에 피 공급이 늘어나면서 활성화됩니다.

걸을 때는 100개 넘는 근육과 관절이 사용되는데, 100개 넘는 뇌 영역이 활발해지겠죠.

실제로 미국 연구에서 일주일에 10km 이상 걷는 노인들은 단 25%만이 치매나 기억력장애를 앓았지만, 별로 걷지 않은 노인들은 1.7배 높은 44%가 치매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걷기는 훌륭한 뇌 운동인데 몸을 많이 움직이면서 걸을수록 그 효과는 더 크겠죠. 앞뒤로 손뼉 치면서 걷는 일명 약수터 걸음 그런 의미에서 좋은 운동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속도도 궁금한데요, 천천히 느긋하게 걷는 게 좋습니까? 빨리 걷는 게 좋습니까?

<기자>

살을 빼려면 빨리 걸어야 한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인데요, 그게 심장에는 무리를 줘서 좋지 않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걸으면서 혈액 속 산소 농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측정해봤습니다.

천천히 걸을 땐 별 변화가 없더니 걸음 속도를 높이자 혈액 속 산소 농도가 97%에서 89%로 떨어집니다. 빨리 걸으면서 몸 안에 있던 산소를 더 많이 쓰게 되는 겁니다.

이번에는 걷는 속도가 심장과 혈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살펴봤습니다. 먼저, 시속 5.4㎞ 정도의 약간 빠른 속도로 걷게 했습니다.

[정진기/실험 참가자 : 약간 숨이 차긴 한데 뭐 걸을 만해요.]

시간이 지나자 심장과 혈압이 큰 폭으로 변했습니다. 분당 80회 뛰던 심장이 150회로 빨리 뛰었고 130이던 혈압은 177까지 치솟았습니다. 이처럼 걷는 속도는 심장병 사망률에 직접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국 레스터대가 연구한 결과 빠르게 걷는 사람이 천천히 걷는 사람에 비해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절반 이하로 낮게 나타났습니다.

빨리 걷는 게 살도 빠지지만, 심장도 건강하게 만들어서 사망률을 크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걷는 속도 차이는 암 예방 효과도 다르게 합니다.

<앵커>

얼마나 다르게 나타납니까?

<기자>

걷는 사람은 걷지 않는 사람보다 암이 덜 걸리는데 여성의 유방암, 대장암, 남성의 전립선에서 확인됐습니다.

걷는 속도는 유방암에서 확인됐는데요,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시속 4.8km 속도로 하루 한 시간 걷는 습관은 유방암 예방 효과가 14%에 그쳤지만, 시속 7.2km로 걸을 때는 25%까지 상승했습니다.

유방암 예방 효과가 14%, 25% 별로 안 높네 하실 수 있겠지만 항암제를 투여했을 때 환자에게 효과가 나타날 확률이 대략 20% 정도 됩니다. 상당히 높은 확률이죠.

<앵커>

그런데 빨리 걷는 게 좋다면, 아예 뛰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습니다. 뛰는 게 단기적으로는 걷는 것보다 더 좋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뛰는 것은 발목 관절에 최대 체중의 16배의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걷는 것보다 일찍 관절이 상할 수 있어서 걷는 걸 더 추천하는 건데 빨리 걷는 것도 심장 혈관에 병이 있는 사람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박병원/순천향대병원 심장내과 교수 : (빨리 걷는 게) 급격하게 혈압을 높이고 동맥경화가 갑자기 이제 불안정해지고 위험하게 심혈관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심장병이 있거나 고도 비만이 있는 분들은 천천히 걷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고 심장 혈관에 이상이 없다면 약간 숨이 찰 정도의 속도로 매일 걷는 게 가장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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