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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장 보고시앙 "세계의 갈등, 예술로 풀자"

<앵커>

세계적인 컬렉터와 미술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미술축제 2017 한국국제아트페어가 내일(21일) 개막되는데요, 이 축제에 참석하러 오신 세계 미술계의 실력자 한 분을 모셨습니다. 예술가를 후원하는 재단의 회장이자 세계적인 컬렉터이고 또 그 자신이 창작을 하는 예술가이기도 한 장 보고시앙 씨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반갑습니다. 제가 소개를 해드리긴 했는데 한국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장 보고시앙/아티스트, 콜렉터 : 작가로서는 아들이 아홉 살 때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려고 물감과 캔버스를 샀는데 그게 결국은 나에게 준 선물이 됐고, 그걸 계기로 작가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그게 30년 전일인데 지금도 작가로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시작할 때는 이렇게 오랫동안 두 번째 열정을 이어가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자기소개를 해주셨는데 제가 간략하게 설명을 해드려야 할 것 같아요. 장 보고시앙 씨의 가족의 원래 뿌리는 아르메니아이고, 본인은 시리아에서 태어나셨고 교육은 레바논에서 받으셨고 현재는 벨기에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활동하고 계신 분입니다. 그래서 지금 말씀하신 내용 중에 다양한 내용들이 나오는데 그런 배경을 알고 들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보고시앙 재단에 대해 얘기해보고 싶은데요. 가족이 함께 설립한 예술재단인데 주로 재단을 통해 어떤 일을 하십니까?

[장 보고시앙/아티스트, 콜렉터 : 저는 항상 나눔을 실천하는 교육을 받으며 자라왔습니다. 그래서 1988년 아르메니아에서 지진이 났을 때, 그때가 바로 나눔을 실천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로 매년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는데, 학교를 짓고, 식수를 제공하고 공원을 짓고, 대통령상도 17년 간 수여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아르메니아뿐만 아니라 시리아, 레바논 같은 나라에서도 리스본에 있는 굴뱅키안 재단과 함께 학교를 짓는 사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재단을 통해서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넘어 사람들의 사고방식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변화를 꾸준히 추구해 나가고 싶습니다.]

지난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아르메니아 국가관 전시로 예술계의 노벨상이라는 황금사자상을 받으셨는데 전시 기획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 있다면?

[장 보고시앙/아티스트, 콜렉터 :  2015년 '아르메니티'라는 제목으로 아르메니아 사람들의 문화를 소개하고자 했습니다. 아르메니아의 문화와 미술을 보여주고 아르메니아의 어려웠던 과거를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제가 아르메니아의 후원했기 때문에 작가로서 전시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매우 흥미로운 전시였고 그와 동시에 한국의 단색화 전시도 같이 진행했는데요. 시적이고 굉장히 강렬하면서도 부드러운 면을 갖춘 화풍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방금 한국 단색화 전시도 후원하셨다고 그러는데, 지금 말씀하신 것은 한국화의 고대 미술, 과거 미술의 형태이기도 한데, 혹시 한국 현대 미술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계신가요?
 
[장 보고시앙/아티스트, 콜렉터 : 매우 흥미롭습니다. 한국문화 전반에 관심이 높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굉장히 예의바르고 겸손하고 타인에 대한 이해심이 높은 사람들 같습니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라는 이름이 참 어울리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의 현대미술과 작가들 역시 전통과 사고 방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이번 2017 KIAF를 통해서 한국 작가들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한데 한국 작가들의 세계화, 국제무대에서 한국 화가, 작가들이 이름을 날릴 수 있는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는지? 

[장 보고시앙/아티스트, 콜렉터 : 한국의 미술은 굉장히 발전 가능성이 많고, 특별한 재능을 가진 작가들이 많습니다. 이번 키아프가 이런 발전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공해 나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한국 문화는 이미 많이 발전해 있지만 다른 문화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미래가 밝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최근 전 세계적으로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높습니다. 특히 인공지능, AI가 모든 사람들의 역할을 대신할 거다, 특히 예술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는데 인간의 예술이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장 보고시앙/아티스트, 콜렉터 : 로봇이 작가들을 대신하는 것은 참 슬픈 일이죠. 사람들이 로봇을 만들었지만 로봇들이 사람을 뛰어넘어 더 똑똑하고 창의적인 존재가 돼 가지만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예술적 감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쩔 수 없이 다가올 미래이지만 저는 좀더 전통적인 인간의 모습, 인간의 생각을 대체하는 로봇이 아닌 뭔가를 창조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더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창작을 하는 예술가이시기도 한데 자신의 작품 세계를 소개한다면?

[장 보고시앙/아티스트, 콜렉터 : 미술사를 공부하고 추상화를 접하게 되면서 미술의 규범을 깨고 자유로워지기로 했습니다. 추상화를 한 지 벌써 15년 정도 됐는데, 추상화를 시작하면서 마음의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미술의 규범들을 깨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실험하게 됐고 실험하는 과정에서 캔버스에 불을 내는
작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단지 실험에 불과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벌써 7~8년째 이런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창작을 하는 예술가로서의 앞으로의 꿈은?

[장 보고시앙/아티스트, 콜렉터 : 우리 재단은 단지 콜렉션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테마를 보여주고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제 꿈은 재단을 통해 평화에 이바지하고 정치, 종교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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