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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폐기 준비" 불쑥 꺼냈다가…역풍 맞은 트럼프

<앵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말 불쑥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 폐기 준비를 지시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백악관이 다시 미 의회에 당분간 폐기 관련 논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그 배경을 손석민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라이트 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가 지난달 서울서 열린 FTA 공동위 결과를 보고했더니 트럼프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격노했다고 통상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개정 필요성을 일일이 열거한 미국에 한국이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는 보고에 매우 도발적이라며 당장 이번 주부터 폐기 절차에 들어가라고 지시했다는 겁니다.

[김현종/통상교섭본부장 (8월 22일) : 양측은 어떤 합의에도 도달하지 못했음을 알려 드립니다.]

폐기 발언에 우리도 놀랐지만, 미국 업계가 오히려 들고 일어났습니다.

3백만 업체를 대표하는 상공회의소가 무모하고 무책임한 폐기라고 반기를 들었고 쇠고기 업계에 이어 양돈업계가 한국시장을 칠레에 내줘서는 안 된다며 반발했습니다.

표에 민감한 정치권과 보수성향 언론까지 대통령을 몰아세웠습니다.

농업과 축산업계가 밀집한 미 중부지역 의원들과 FTA 소관 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폐기반대 서한과 성명이 잇따랐습니다.

결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폐기란 말을 뺀 채 개정 협상을 원한다고 한발 물러섰고 의회에도 같은 입장을 보고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일을 단순한 해프닝으로만 보긴 어렵습니다.

트럼프의 발언이 돌발적인 것이 아니라 일단 상대방을 거칠게 밀어붙여 놓음으로써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트럼프 특유의 계산된 발언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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