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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역 지하도 1,842일 농성 끝…"절반의 성공"

<앵커>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지하도에서 5년 넘게 목소리를 내온 이들이 있습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중증 장애인과 저소득층의 현실을 제대로 봐달라는 시민단체들인데, 이들이 어젯밤(5일) 농성을 풀었습니다.

유덕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광화문역 지하도 한편이 목재 구조물을 해체로 분주합니다.

2012년 8월 21일부터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해온 농성이 풀렸습니다. 1,842일만입니다.

[박경석 대표/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 (농성 첫날이) 기억에 남죠. 오전부터 경찰들이 농성을 막았어요.]

5년 넘게 광화문역 지하도에서 외치던 이들의 구호는 절실했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국가지원을 등급을 나눠 일률적으로 제공하지 말고 필요한 제공을 지원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또 생전 보지도 못하는 가족이 돈을 조금이라도 번다는 이유로 주거 급여 같은 복지 혜택을 주지 않는 부양의무제를 개선해달라는 요구였습니다.

현실에 맞는 복지 혜택을 달라며 외로운 외침을 이어갔습니다.

[김윤영/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 (전 정권 동안) 단 한 차례도 대화 같은 것들이 있지 않았거든요. 그러다보니 농성을 계속하게 되고….]

그동안 송파 세 모녀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고통받고 숨진 사람만도 18명이나 됐습니다.

[농성을 시작할 때는 영정 사진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희생자 영정들을) 늘어놓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었어요.]

길고 길었던 농성은 새 정부가 의무부양제의 단계적 폐지와 장애등급제 폐지를 논의하는 민관협의체 구성을 약속하면서 풀게 됐습니다.

농성은 풀었지만, 정부의 개선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합니다.

[농성장의 숫자는 떨어지지만, 우리의 투쟁의 숫자는 계속될 겁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하 륭, 영상편집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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