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어렵고, 길고"…새로 붙여진 지하철 역명에 '시민 불편'

<앵커>

홀트아동복지회 역, 르메르디앙 호텔 역, 마리오 아울렛 역. 읽기도 외우기도 쉽지 않은데 이게 다 새롭게 붙여진 서울 지하철 역의 이름들입니다.

서울시가 수익사업을 하겠다며 지역 대표성이 없어 보이는 지하철 역 이름을 이렇게 붙이고 있는데 과연 시민들의 반응은 어떨지 한지연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 신논현역입니다. 지난달 역 이름을 하나 더 갖게 됐습니다. 최근 문을 연 근처의 호텔 이름입니다.

[엠비 김/호텔 마케팅 부장 : 호텔 이름도 어렵고 인지도가 (아직은) 낮은 관계로 신논현역에 저희 호텔이름을 병기하는 것이 가장 홍보 효과가 클 것이다 (생각했습니다.)]

서울시에 3년에 2억 4천만 원을 내기로 하고 역에 호텔 이름을 붙이기로 한 겁니다.

서울시가 지난해 3년에 평균 2억 원씩 받고 역 이름을 팔기 시작한 이후, 이렇게 두 이름을 갖게 된 역이 모두 33곳에 달합니다.

[가산 디지털 단지 마리오 아울렛 역입니다.]

역 이름이 길어져 무려 13자나 되는 곳도 있습니다.

[글자가 되게 많아 가지고 가독성이 그렇게 높아 보이진 않는 것 같은데요.]

아무런 지역 대표성이 없는 역 이름에,

[(황당하다 싶은 역명은?) 원광 디지털대라든지, 홀트아동복지회 이거. 아 이거는 들어만 보고… 홈앤쇼핑도 마곡(역)이랑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제가 알 수가 없으니까요.]

역 이름으로 붙여진 장소가 역에서 멀리 떨어져 혼란을 주는 사례도 있습니다.

[강수진/서울 도봉구 : 여기서 거리가 좀 돼서 바뀔 때 좀 의아하긴 했어요. 학교 가려면 20분 정도 거리가 좀 있거든요.]

홍보 효과를 생각해 서울시에 돈 내고 역에 이름을 붙였던 업체들의 호응도 예상보다 낮습니다.

[병원관계자 (역 이름 붙인) : ((환자가) 좀 늘어났어요?) 잘 모르겠어요. 늘어났나? 모르겠어요.]

서울시가 돈 받고 이름을 붙여주겠다고 올해에 내놓은 역만 58개 역. 이 가운데 34곳은 아직도 팔리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수익 사업에 역 이름이 3년마다 바뀌면서 시민 불편만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김종우, VJ : 김형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