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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디스크, 시간 지나면 자연 치유…수술 할까, 말까?

<앵커>

요추 추간판 탈출증, 일명 허리 디스크라고 하죠. 초기에 통증이 심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증세가 좋아졌는지 살펴봤더니 신경을 누르던 허리 디스크 크기가 실제로 줄어든다는 것이 국내 연구결과로 확인됐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조 기자, 허리 디스크,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이라고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그게 아니란 말인가요?

<기자>

국내에서 해마다 210만 명이 허리 디스크 진단을 받고 있습니다.

2~30대 젊은 층에서도 드물지 않고 50대 이후에는 오히려 진단받지 않은 사람이 드물 정도죠.

올해 59살인 신영숙 씨는 4년 전 허리 디스크 진단을 받았습니다. 통증이 심해 디스크 제거 수술을 고민했지만, 수술받기 두려워 일단 버텼습니다.

[신영숙/요추 추간판 탈출증 환자 : 허리도 휘고 너무 아파서, 스테로이드를 맞고 진통제를 먹어가면서 일을 했어요.]

그러더니 증세가 점점 좋아져 지금은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신 씨의 허리 상태를 MRI로 확인해봤더니 신경을 누르던 디스크의 크기가 4년 전보다 줄어들었습니다.

국내 한방병원이 처음보다 증세가 좋아진 허리 디스크 환자를 MRI로 다시 조사해보니 대부분 크기가 줄어들었습니다.

[이진호/한의사(논문 저자) : 디스크 탈출 부위가 흡수되는 과정이 어떤 요인의 영향을 받는지 그래서 그 연구를 통해서 환자분들이 어떻게 치료방법을 결정하면 되는지 이런 것들을 알고자…]

결국, 허리 디스크는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디스크 크기가 작아져서 증세가 좋아지기 때문에 이 사실을 알고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어떻게 허리 디스크 크기가 줄어드는 건가요?

<기자>

디스크는 단단한 척추 뼈 사이에 있는 연골입니다.

연골은 뼈와 달리 처음 만들어질 때는 혈관이 존재하지만, 다 만들어진 이후에는 연골 속 혈관이 사라진다.

혈관 속 면역세포는 온몸을 돌아다니면서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는 능력이 생기는데, 혈관이 사라진 연골은 면역세포가 아군으로 인식할 수 없게 되겠죠.

바로 이것이 허리 디스크의 자연 감소를 설명하는 가장 강력한 가설인데 디스크는 신경과 혈관 쪽으로 튀어나와야 통증을 일으키는 데 혈관 속 면역세포가 돌출된 디스크를 외부에서 침투한 물질로 오인해 공격하는 것입니다.

[남기세/정형외과 전문의 : 내 몸의 자연치유력에 의해서 그 튀어나온 디스크를 녹여 없애는 거로 생각하는 게 가장 보편적인 생각입니다.]

그러다 보니 돌출된 디스크 크기가 커서 면역 세포가 더 확실하게 적으로 인식할수록, 즉 증세가 심한 환자일수록 자연치유될 확률이 훨씬 더 높은 거죠.

<앵커>

허리 디스크 수술하는 의사들은 반갑지 않은 연구결과겠는데요?

<기자>

2006년 세계 3대 의학저널로 평가받는 JAMA라는 미국 의사협회학회지에는 디스크 수술을 받은 환자와 수술을 받지 않고 물리치료나 약물치료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결과가 발표됐는데, 2년 정도 경과를 지켜보면 차이가 없다는 것이 결론이었습니다.

당시 의료계에 큰 충격을 안겨줬는데, 그 이후 많은 연구에서 같은 결과가 반복됐습니다. 지금은 허리 디스크의 80~90%는 저절로 줄어들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10%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많은 의사들이 상식처럼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앵커>

꼭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는 어떨 때입니까?

<기자>

약물이나 물리치료를 받더라도 다리, 무릎, 발목에 마비증세가 있거나 대소변에 장애가 나타나고, 또 3주 넘게 통증이 심할 땐 반드시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또 검증되지 않은 값 비싼 비 수술 요법이 난무하는 것도 주의해야 하는데요, 비수술 치료 중에서 의학적 타당성이 입증돼 보험 적용이 되는 것은 진통 소염제, 물리치료, 그리고 주사치료 중에서는 경막 외 스테로이드 주입뿐입니다.

보험 적용이 안 되는 고가의 치료법은 오히려 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으니 신중하게 선택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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