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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크게 안 늘었다" 홍보?…소득 따라 8.8배 격차

<앵커>

25만 6천 원. 무슨 돈일까요? 지난해 자녀 한 명에게 들어간 사교육비의 월평균 금액이라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많이 쓴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나옵니다.

정부가 와 닿지 않는 통계를 내밀며 '사교육비 크게 안 늘었다'고 홍보하고 있는데, 우리 사교육 실상은 어떤지, 노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하루에 두 군데씩, 초등학생 자녀의 학원 일정이 빼곡합니다.

[초등학생 학부모 : 영어, 수학, 중국어, 논술 뭐 등등 하면 한 7~8가지는 하는 것 같아요. 예체능까지 합쳐서 ….]

주말도 예외는 아닙니다.

[초등학생 학부모 : 주말에도 주 중에만 하는 걸로는 그게 따라갈 수가 없어요. 제가 결코 많이 시키는 게 아니에요.]

맞벌이하는 이 집은 자녀의 사교육비로 매달 2백만 원 넘게 씁니다.

실제 영어와 수학 두 과목 학원비만 40만 원이 넘고, 피아노 같은 예체능 과목 하나만 더 들어도 50만 원이 훌쩍 넘어갑니다.

저출산으로 지난해 학생 수가 3.4%나 줄었는데 사교육비 전체 규모는 오히려 1.2%나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교육부는 통계상의 허점은 감춘 채, 지난해 학생 한 명당 사교육비가 한 달에 25만 6천 원이라는 자료를 내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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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유진 기자, 25만 6천 원에 통계상의 허점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게 어떤 겁니까?

<기자>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사교육을 전혀 받지 못하는 학생이 33%나 되는데요, 이들을 평균 계산할 때 슬쩍 끼워 넣은 겁니다.

실제로 단 한 과목이라도 사교육 받는 학생들만 따져 보면, 월평균 사교육비는 38만 원까지 올라갑니다.

지난해 조사보다 2만 3천 원이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게다가 이번 통계에는 어학 연수비나 취학 전 아동의 학원비 같은 건 아예 빠져 있습니다.

<앵커>

네, 대상만 달리 지정해도 결과가 크게 달라지죠. 소득 수준에 따라서도 사교육비 지출액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까?

<기자>

부실한 통계 속에서도 사교육의 양극화는 여지없이 드러났습니다.

실제로 한 달에 7백만 원 이상 버는 고소득 가구는 한 달 사교육비로 44만 원가량을 쓰는 거로 나타났는데, 반면 100만 원 미만 저소득층은 겨우 5만 원 지출에 그쳤습니다.

아홉 배 가까운 차이인데, 이 격차조차도 지난해보다 더 벌어진 겁니다.

이런 사교육비 양극화는 계층 간 이동 사다리를 무너뜨리는 주요인으로 꼽힙니다.

평등한 교육 기회를 위한 전 사회적인 고민이 필요합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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