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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때문에 치킨값 인상?…앞뒤 안 맞는 업체 논리

<앵커>

탄핵 선고일 치킨 매출이 평소보다 20%나 늘어났습니다. 그만큼 큰일 있을 때 먹는 대표적인 서민음식이죠. 그런데 이달부터 치킨 가격이 많이 오릅니다. 한 마리에 2만 원 선이 될 텐데,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들이 줄줄이 인상을 예고한 겁니다. 농가에서 출하될 때는 닭 한 마리당 2천5백 원 선인데, 왜 배달시켜 먹을 땐 8배 가까이 비싸지는 걸까요?

노유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제일 먼저 가격 인상에 나선 건 프랜차이즈 1위 업체인 BBQ 치킨입니다.

오는 20일부터 대부분 메뉴 가격을 2천 원가량 올리기로 했습니다.

인기메뉴 가격은 2만 원에 육박합니다.

교촌치킨 같은 다른 업체들도 줄줄이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조희진/소비자 : 원래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먹었는데… 좀 너무 비싼 것 같아서 한 달에 한두 번 (먹어요). 너무 비싸서 해먹을까도 좀 생각하게 되고요.]

업체들은 가격 인상 요인으로 조류 인플루엔자, AI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산지 닭값이 50% 이상 올라 더는 버틸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정부 생각은 다릅니다.

프랜차이즈 업체는 닭 생산업자와 보통 1년 전에, 적어도 6개월 전에 미리 계약해 닭을 공급받기 때문에, AI 영향으로 가격을 올린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겁니다.

정부는 공정위에 조사를 의뢰하고, 모레(15일) 외식업계 대표들을 불러 닭고기 식품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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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유진 기자, 치킨 값이 2만 원에 가까운데 산지 닭값이 그2천5백 원 선인 줄은 몰랐네요.

<기자>

앞서 말씀드린 대로 털 뽑고 가공하기 전 생닭의 산지 가격은 2천5백 원 정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먹는 치킨 값이 왜 이렇게 비싼지, 그래프를 보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가공된 생닭을 프랜차이즈 본사가 사들이는 가격은 3천5백 원이고, 4천5백 원 정도에 가맹점에 공급합니다.

여기에 소스 값, 배달비 등이 포함돼 최종 원가가 결정되고, 여기에 마진 등이 붙으면 우리가 먹는 치킨의 소비자가가 결정됩니다.

이렇게 프랜차이즈가 중간중간 이익을 취하는 유통 구조, 비싼 임대료 등이 치킨 값에 영향을 미치는 겁니다.

<앵커>

네, 그리고 이렇게 치킨 같은 배달 음식에서 인건비, 재료비만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아니죠?

<기자>

제가 오늘 여러 군데 프랜차이즈 가게를 취재하며 돌아다녀 봤는데요, 점주들 말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문이 들어오고 나서 수수료를 더 내면서 부담이 커졌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 애플리케이션도 많이 생기고, 그 애플리케이션들 이 다 본사에서 애플리케이션 수수료 주는 게 아니라 가맹점에서 주는 거잖아요.]

많을 때는 하루 주문량이 반 이상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들어온다고 하니까, 사실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상당했을 걸로 보입니다.

지난 8년 동안 치킨 값이 거의 오르지 않았는데, 그동안 가맹 수수료만 꼬박꼬박 챙긴 본사가 이익을 취한 건 아닌가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VJ : 신소영·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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