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의 한 다가구 주택에서 큰불이 났습니다. 건물에 사람이 남아있자 소방대원들은 등에 불이 붙을 만큼 온몸으로 불길을 막아 일가족을 구했습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다음 달 결혼을 앞둔 새내기 소방관이기도 합니다.
보도에 이세영 기자입니다.
<기자>
주택 3층 창문 밖으로 검붉은 연기가 새어나옵니다.
[사다리! 사다리!]
순식간에 번지는 불길.
소방대원의 도움으로 간신히 창문 밖으로 빠져나온 일가족 2명이 잇따라 탈출에 성공합니다.
뒤이어 이들의 탈출을 도운 소방대원이 등에 불이 붙은 채 마지막으로 뛰어내립니다.
서울 용산구 한 다가구 주택에서 불이 난 건 그제(11일) 밤 11시입니다.
이 집에서 시작된 불은 천장을 타고 바로 옆 가정집으로 순식간에 빠르게 번졌습니다.
소방대원이 아이 2명을 구조했지만 아이들 부모가 아직 탈출하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 다시 건물로 들어갔습니다.
부모를 찾았을 땐 건물이 온통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그러자 소방대원은 온몸으로 불길을 막고 부모를 먼저 탈출시킨 뒤 자신들은 3층에서 뛰어내렸습니다.
[이봉렬/목격 주민 : 뒤에서 이렇게 보호하고 있다가 뛰어내리라고 했나봐요. 죽었어요, 그 사람들은, 소방대원 없었으면.]
목숨을 걸고 일가족을 구한 소방대원 가운데 한 명은 두 달 전 입사한 최길수 소방사.
[최길수/소방사 : 당황스럽고 그랬지만 제 의무가 시민들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다 보니까 침착하게 대처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죠.]
다음 달 초 결혼을 앞둔 최 소방사는 허리뼈를 심하게 다쳐 결혼식을 미뤄야 하는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위원양, VJ : 이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