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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유키 구라모토 '뉴에이지 거장의 30년 음악인생'

네, 지금 들으시는 이 음악 'Lake Louise' 좋아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서정적이면서 따뜻한 피아노 선율로 한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일본 뉴에이지 음악의 거장이죠.

데뷔 30주년을 맞아 한국을 다시 찾아온, 한국인이 사랑하는 일본의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 씨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지난 크리스마스 때 오시고, 3~4개월 만인가요. 한국 팬들에게 인사 한번 해주시죠.

[유키 구라모토 : 여러분 안녕하세요. 유키 구라모토 입니다. 이렇게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말을 정말 잘하시네요.

[많이 서툽니다.]

일본에서는 1986년 5월에 솔로 음반 'Lake Misty Blue'로 데뷔했습니다. 이제 30년이 됐어요. 세월이 정말 빠른 것 같은데 감회가 어떠신지?

[제가 34살에 데뷔했는데 그 이후로 30년을 해 올 수 있었던 건 일본을 비롯해서 한국팬들이 제 음악을 계속 들어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는 1998년에 1집 'Reminiscence' 추억으로 데뷔했습니다. 이후로 총 21장의 앨범이 발매됐고, 160만 장 이상이 판매됐어요. 그뿐만 아니라 100회가 넘는 공연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하셨습니다. 20년 전에 처음 한국에 앨범을 내실 때 한국인들에게 이렇게 사랑을 받으리라 예상을 하셨는지?

[처음에는 사실 어떻게 될지 잘 몰랐는데 발매된 후에 인기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대단히 기뻤습니다. 그리고 다음 해 99년 5월에 음악회에 초청을 받아서 관객들이 많이 와주신 걸 보고 실감을 했고, 기뻤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국인들에게 이렇게 특히 사랑받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제가 하고 있는 음악은 서정적인 음악 중 하나인데, 그 가운데 유키 구라모토의 음악을 한국인들이 선택하고 들어주셔서 기쁩니다. 아마 한국 관객들이 음악을 듣는 수준이 높아서가 아닐까요.]

음악이 특별히 선율이 아름답고 듣고 있으면 굉장히 따뜻한 느낌이 들어서, 그래서 한국인들이 더 좋아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인사말을 한국어로 하셨는데, 평소에 전자사전과 녹음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한국어를 공부하신다고. 공연할 때도 한국어로 진행을 하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클래식 콘서트의 경우 곡 설명은 안 하지만 다음곡 소개라든가 들을 때 주의할 점을 설명하면 관객들이 안심하고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한국어로 설명을 하는데요. 제 한국어가 서툴러서 오히려 관객들이 더 걱정을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내신 21장의 앨범을 보면 주로 호수, 꽃, 자연을 테마로 한 곡들이 많습니다. 특별히 작곡이나 음악 작업을 하실 때 자연에서 영감을 많이 얻으시는 건가요?

[200~300곡 이상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것들을 재료로 삼고 있습니다. 자연이라든가 로망스, 다만 제가 태어난 곳은 강이나 호수, 바다가 전혀 없었던 곳입니다. 소풍이나 여행을 갔을 때 인상 깊었던 아름다운 자연을 소재로 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보통 음악가들은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구라모토 씨는 도쿄공업대학교를 나오셨어요. 더군다나 응용물리학으로 석사 학위까지 하셨습니다. 대학을 이렇게 이공계를 가신 이유가 있습니까?

[일단 중학교 고등학교까지는 피아노를 조금씩 쳤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이공계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이공계로 진학해 버렸습니다. 그런데 대학에 진학한 이후에 거기에 오시는 음악클럽의 선생님이 계셨는데 그분이 ‘꽤 잘 치네’라고 하시며 일을 알선해 주셨습니다. 저는 매우 어려운 학생이었기 때문에 1년은 유급했고 대학원도 갔고 대학은 다녔지만 피아노로 일만 한 셈입니다. 그렇게 클래식의 정통적인 길을 가지는 않았지만, 결국엔 음악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 궁금했던 것은, 정통 클래식이 아닌 왜 뉴에이지냐, 그쪽으로 하시게 된 계기는 그러면 음악 자체에 접근하는 생각이 좀 달랐던 건가요?

[제 음악은 클래식에 가까운 음악입니다. 좋게 말하면 이해하기 쉬운 음악, 다르게 말하면 조금 간단하고 그다지 복잡하지 않은 음악입니다. 그렇다고 만드는 게 쉬운 건 아니고 정말 열심히 만들어야 합니다. 클래식의 장점과 대중음악의 장점을 모두 넣어서 만든 음악이 '뉴에이지'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클래식 피아노곡을 조금씩 듣긴 합니다만 구라모토 선생님의 음악이 훨씬 마음에 가까이 다가오는 것은 사실인 것 같아요. 

곧 콘서트로 한국 팬들을 다시 만난다는데, 콘서트 소개 좀 해주시죠.

[이번 3월에는 4명의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과 함께 저를 포함해서 다섯 명이 12개 도시에서 공연을 할 예정입니다. 정말 기쁩니다. 서울은 3월 14일 '화이트데이'에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을 합니다.]

데뷔하신 지는 30년이 지났고 한국에 소개되신 지 20년 되셨습니다. 지금도 유키 구라모토 씨의 음악을 즐겨 들으면서 새로운 앨범을 기다리는 한국팬들도 많으신데요. 앞으로의 계획을 좀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일단 콘서트 투어를 열심히 할 겁니다. 올바른 문화유산을 악보로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해서 두 권의 악보도 출판을 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곡 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4월 이후에 녹음을 할 예정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앞으로도 유키 구라모토 씨의 그 따뜻한 음악을 통해서 한국과 일본이 서로를 좀 더 깊이 이해하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는 그런 기회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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