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신원·사인 아직 몰라"…장기화 조짐

<앵커>

피살당한 김정남의 사인을 조사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보건당국은 어제(21일) 기자회견을 했지만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사망자가 김정남이 맞는지, 사인은 무엇인지도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해서 사건 수사가 상당히 길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임상범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당초 오늘 부검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던 말레이시아 보건 당국이 어제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김정남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에서 열린 회견에서 보건 당국은 독침이 아닌 다른 방식의 독살 가능성을 시사하는 부검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누르 히샴 압둘라/말레이시아 보건부 총괄국장 : 시신에서는 천공(뾰족한 물체에 의해 생긴 구멍) 자국이나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독살이 맞느냐는 질문에는 사인 조사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직답을 피했습니다.

[이 분석들은 사망자의 신원과 사인을 확인하는 것인데, 둘 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부검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북한의 주장을 의식한 듯 전문 인력들이 국제 기준에 따라 부검을 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당국은 또 DNA 표본을 제출하는 친족이 없을 경우 치아 구조나 의료 기록, 수술 흔적 등을 살펴 신원을 확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물증 확보나 관련자 검거에 진척이 없는데다, 북한을 의식한 신중한 접근 때문에 수사가 더디 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