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14일) 프로배구는 유니폼 해프닝 때문에 팬들의 빈축을 샀습니다. 선수의 부주의, 그리고 미숙한 경기 운영이 부른 황당한 촌극이었습니다.
하성룡 기자입니다.
<기자>
한국전력 세터 강민웅이 원정경기에 홈 유니폼을 잘못 가져오면서 사태는 시작됐습니다.
부랴부랴 원정 유니폼을 공수해 경기에 나섰는데, 이 유니폼조차 올 시즌에는 쓸 수 없는 지난 시즌 옷으로, 디자인도 민소매로 동료와 달랐습니다.
상대 팀인 대한항공이 이의를 제기했지만, 경기 감독관은 문제가 없다며 그대로 경기를 속개시켰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사태를 파악한 심판위원장이 같은 팀 선수들은 모두 동일한 유니폼을 착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며 경기를 중단시키자 규정을 미처 몰랐던 감독관은 곧바로 말을 바꿨습니다.
[박주점/경기 감독관 : 디자인이 안 맞으니깐 규정상으로 안 맞습니다.]
오락가락하는 경기 진행에 양 팀 모두 거세게 항의했고, 감독들은 언쟁까지 벌였습니다.
[신영철/한국전력 감독 : 규정에도 보면 이상 없대요. 규정집에….]
[박기원/대한항공 감독 : 아니 지금 이상 있다고 해서 하는 건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골라가며 하고 있어.]
결국 20분이나 경기가 중단된 끝에 강민웅은 퇴장당했고, 강민웅이 투입된 뒤 따낸 한국전력의 점수도 무효 처리되면서 14대 12에서 14대 1로 정정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프로배구연맹은 내일 긴급 상벌위원회를 열고 이번 사태의 책임자에 대한 징계를 논의할 예정입니다.
(영상편집 : 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