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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불출마 선언 전에…인명진의 뼈 있는 농담

<앵커>

정치부 김현우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보니까 반기문 전 총장 따라 다니는 출입 기자들도 몰랐던 모양인데, 언제 결정했다고 합니까?

<기자>

반 전 총장은 고민 끝에 오늘(1일) 새벽 자신이 직접 회견문을 썼다고 말했습니다.

본인 말 대로라면 오늘 새벽에 집에서 나오기 전에 불출마 결심을 굳힌 뒤에 예정대로 오늘 일정을 다 소화하다가 갑자기 오후 3시 반쯤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해 전격 불출마를 선언한 겁니다.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최측근 참모들도 오늘의 이런 불출마 선언을 전혀 알지 못했고, 저도 오전에 반 전 총장을 봤었는데 그때만 해도 전혀 그런 낌새가 없었거든요.

더구나 모레 캠프 사무실을 여의도로 확장 이전하기 위해서 계약까지 해둔 상태였기 때문에 오늘 발표는 사실 굉장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앵커>

우리끼리 이야기할 때 반 총장이 아침부터 표정이 안 좋았다고 하지 않았나요?

<기자>

당사를 방문했을 때 조금 힘들어 보이는 기색이 있었지만, 그 전과는 다르게 당사에 와서 그런 것을 느끼는 것 아니냐, 싶은 모습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이런 불출마 선언을 할 것까지는 예측을 못 했죠.

<앵커>

그러면 오늘 새벽에 결정했다면 어젯밤에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봐야 하는 겁니까?

<기자>

오늘 불출마 선언 이후 참모들에게 한 말이 있는데 거기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음을 비우고 솔직히 말하는 정치인이 단 한 명도 없더라", 또 "정치는 꾼에게 맡기는 건데 당신은 꾼이 아닌 데 왜 정치판에 왔느냐"는 말을 들었다는 겁니다.

또 여기에다가 정치인이면 진영을 분명히 하란 요구도 받았는데 자기 양심상 그럴 수가 없었다는 말을 했습니다.

사실 반 전 총장은 그동안 개헌을 고리로 '빅 텐트'를 만들겠다면서 여야 정치인을 두루 만났었는데, 그 결실로써, 저희가 보도도 했습니다만 어제 개헌추진협의체를 제안했는데 사실 여야 반응이 모두 시큰둥했습니다.

또 여야 중진의원들을 만난 뒤에 현실 정치, 기성 정치권의 높은 벽을 느낀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상한 게, 오늘 새벽에 결정했으면, 여러 가지 일을 했잖아요? 윤증현 전 장관을 정책 담당으로 맡기기로 했고, 바른정당, 정의당, 새누리당도 가고, 굳이 그런 일정을 다 소화할 필요가 있었나 모르겠네요.

<기자>

그 부분이 저도 좀 의심이 되는데, 그래서 반 전 총장이 오늘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의 당사를 방문한 뒤 결심을 굳힌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 오늘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반 전 총장을 만나서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인명진/새누리당 비대위원장 : 특별히 겨울 같은 때는 미끄러워 가지고 낙상하기 아주 쉬워서 집에 가만히 있는 게 좋습니다. 저는 낙상 주의로 최근 입장을 바꿨습니다.]

반 전 총장 바로 앞에서 한 말인데, 농담처럼 들리지만 저 말 속에 뼈가 있습니다. (듣기 안 좋았겠는데요?)

그렇죠. 낙상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낙마로도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반 전 총장이 저기서 기분이 상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고, 또 바른정당 역시 '입당 여부를 빨리 결정해라.' 압박하면서 최후통첩을 보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지지율이 하락한 상황에서 보수진영의 냉대를 받다 보니 반 전 총장이 여기에서 결심을 굳힌 게 아니냐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바른정당은 또, 들어오면 경선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을 것 같아요. 그것도 부담이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렇죠, 특정 날짜를 못 박아서 이때까지 결정하세요, 라는 말을 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잠시 뒤에 좀 더 이야기해 보기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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