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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구 없는 농수로…꼼짝없이 갇힌 야생동물들

<앵커>

농경지에 물을 공급하는 농수로에 고라니 같은 야생동물들이 갇히는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어른 키만큼 깊게 파인 콘크리트 수로가 대부분이라 한번 빠지면 탈출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용식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물이 빠진 농수로에서 고라니들이 뛰어다닙니다.

출구를 찾아 정신없이 달리고 높은 벽을 타고 넘어가려 해보지만, 밖으로 나갈 곳은 없습니다.

고라니 4마리가 야산에서 들녘으로 내려오다가 빠진 겁니다.

콘크리트 수로에 다쳤는지 다리를 절뚝거리는 고라니도 있습니다.

[최창화/주민 : 1년에 한 7~8마리는 빠져 죽어요, 그냥 이 넝쿨을 넘어 뛰다가 빠지면 못 나와요.]

근처 또 다른 농수로에도 고라니들이 갇혔습니다.

충남 예당저수지에서 시작되는 이 농수로는 30년 전 준공됐는데, 폭이 10m가 넘고, 길이는 26km에 이릅니다.

이 콘크리트 수로는 깊이가 어른 키 높이만큼 되는 데다 탈출로가 없어서 야생동물이 일단 빠질 경우, 스스로 탈출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탈출로는 물론 수로 덮개와 추락방지 울타리도 없어 지난 4월에도 수로에 갇힌 고라니가 발견됐습니다.

또 파충류나 양서류 이동도 막아 생태계 단절 피해도 걱정입니다.

[김희종/충남 야생동물 구조센터 수의사 : 높이를 좀 낮춰주거나 혹은 완만하게 경사를 만들어주면 고라니가 안전하게 나올 수 있는 구조가 되겠죠.]

안전시설 없이 방치된 대형 농수로가 야생동물뿐 아니라 자칫 주민 보행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 김민철, 화면제공 : 충남 야생동물 구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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