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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도 못 가" 야속한 추석…서러운 사람들

<앵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지만, 우리 주변엔 오히려 추석 연휴가 더 서러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느 때보다 힘겨운 시간을 견뎌야 하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김정우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원단업체를 17년째 운영하고 있는 김기중 씨.

개성공단이 폐쇄된 뒤 원단을 납품한 남성복 제조 업체로부터 1억 5천만 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결국, 얼마 전 직원 네 명 가운데 두 명을 떠나보내야 했고, 사무실을 유지할 여력도 없습니다.

[김기중/개성공단 납품업체 대표 : 이제는 은행에서 더 대출을 받지 못해요. 워낙 받아서.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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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일흔한 살 캄보디아인 터음 챤 씨는 아들의 변고 소식을 듣고 급히 한국에 들어온 뒤 넉 달째 머무르고 있습니다.

큰돈을 벌어오겠다며 한국에 간 아들 소페악 씨가 지난 3월 경기도의 한 농장에서 작업을 하다 트랙터에 깔려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다음 달 캄보디아 최대 명절을 앞두고 있지만,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는 챤 씨는 언제 귀국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터음 챤 : 명절에는 모든 가족이 모여 즐겁게 보내야 하는데, 이제 아들이 없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막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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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에게도 명절은 야속하기만 합니다.

업체 부도로 두 달째 공사비를 받지 못하는 상황.

휴일에도 현장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하청업체 노동자 : 남들은 다 집에 간다고 쉬고 그러는데, 저희는 집에도 못 가고. 현장에 남아 있어야 하고.]

풍요롭고 여유로워야 할 추석 연휴, 이들의 마음은 더욱 무겁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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