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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노예 벗어난 남성, 가족과 행복한 추석맞이

<앵커>

충북 청주에서 19년 동안 임금도 받지 못하고 축사에서 강제로 일하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40대 지적장애인의 사연 얼마 전 전해드린 적 있습니다. 소중한 일상을 되찾으면서 몸과 마음에 있던 상처가 조금씩 아물어가고 있습니다.

박수진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기자>

19년 만에 집에 돌아온 동생을 또 잃어버릴까 누나는 동생 곁을 떠나지 않습니다.

남매는 물론 어머니까지 지적장애를 앓고 있어 감정을 모두 표현하긴 어렵지만, 서로를 향한 웃음은 끊이지 않습니다.

[고 모 씨/19년간 축사에서 강제노역 : (여기(집)가 좋은 거죠?) 네. (얼마나 좋아요?) 이만큼요.]

[고 씨 누나 : (동생 보니까 어때요?) 좋아요. (뭐가 좋아요?) 아이고 그냥 좋죠.]

집에서 불과 15km 떨어진 축사에 19년간 붙잡힌 채 돈도 받지 못하고 일을 해온 47살 고 모 씨가 집으로 돌아온 지 이제 두 달.

처음엔 고통스러운 기억 때문에 늘 웅크린 채 사람을 피했지만, 이젠 마을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아픈 기억을 조금씩 지워내고 있습니다.

[바늘 껴서 그래요. (아 주사. 주사 바늘 꼈어?) 네. (좀 닦지 좀. 애기여? 그것도 못하게?)]

마을 사람들도 19년 만에 돌아온 고 씨를 아들처럼 챙기고 있습니다.

[정창교/마을 이장 : 다들 내 자식이 돌아온 것 같은 거죠. 다들 (이집을) 들여다보면서 '잘 왔다', '고생 많이 했다', '어떻게 지냈니' 이렇게 다독거려주기도 하고요.]

이번 추석은 고 씨네 세 가족이 실로 오랜만에 함께 맞는 명절.

화려한 상차림은 없지만 가족이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엄마, 누나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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