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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광풍 속에…줄 서서 이혼하는 中 사람들

<앵커>

요즘 중국 상하이에선 때아닌 이혼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좀 특이합니다. 

부동산 대출 규제가 강화된다는 소문 때문이라고 하는데, 부동산과 이혼, 어떤 관계가 있길래 이런 소동이 벌어졌는지, 편상욱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중국 상하이의 이혼 등기소.

이혼을 신청하러 온 사람들로 입구부터 북새통입니다.

복도까지 긴 줄이 이어집니다.

[(새벽 5시에 오셨다구요?) 새벽 5시에 왔는데 3번째에요. 더 빨리 온 사람도 있어요.]

때아닌 이혼 행렬, 가정불화 때문이 아닙니다.

어이없게도 부동산 폭등세가 빚어낸 이상 현상입니다.

상하이와 선전, 베이징 등 중국 대도시 집값은 1년 새 많게는 40% 넘게 올랐습니다.

부동산 과열을 우려한 상하이 당국이, 은행 대출 상한을 집값의 70%에서 50%로 줄일 거라는 소문이 퍼졌습니다.

그런데 기 주택 보유자라도 이혼해서 가구를 분리하면 부부 중 한 사람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게 주어지는 70% 대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출을 한 푼이라도 더 받아 부동산을 사려고 위장 이혼하는 겁니다.

이렇게 자발적 이혼을 택하는 부부는 매년 1만 쌍이나 됩니다.

[부동산 업자 : 부부가 서류상 이혼해도 생활에 지장이 없어요. 집 사려면 이혼해야 돼요.]

당국은 대출 규제를 강화할 계획이 없다고 공식 부인했지만, 때아닌 이혼 행렬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모두 이혼하러 오신 분들인가요?)  네, 네, 집 사려고요.]

너도나도 부동산으로 이익을 보려는 광풍 속에 전통적인 가정의 가치까지 투기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최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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