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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건물 나눠쓰는 시장과 마트…'기묘한 동거' 까닭

<앵커>

전통시장 주변에 대형마트가 들어온다, 이런 경우 보통 시장 상인들이 반발하기 마련이죠? 그런데 시장 한복판에, 그것도 한 건물을 시장과 마트가 나눠서 쓰는 곳이 있습니다. 마트에 먼저 손을 내민 것도 시장 상인들이었습니다.

적과의 동침을 하더라도 손님을 더 끌어보겠다는 건데, 이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 곳을 김용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충남 당진시장 입니다.

제철을 맞은 꽃게며 펄떡펄떡 튀어 오르는 새우, 힘 좋은 문어까지, 서해에서 잡은 특산물이 가득합니다.

[여기(서해)서 나와서 우리가 팔아요. 돌문어.]

문제는, 손님이 뜸하다는 겁니다.

[이이순/시장 상인 : (요새 장사는 어때요? 예전에 비해서요?) 굉장히 안 좋죠. 지금 시기적으로. 최악이에요. 요새가.]

상인들이 묘책을 냈습니다.

현대식 시장 건물 1층은 어시장으로 계속 쓰고 2층엔 대형마트를 입점시킨 겁니다.

시장을 잘 찾지 않는 젊은 손님들을 일단 시장으로 오게 만들자는 전략입니다.

[이이자/시장 상인 : 1명 올 거 10명 오면 그게 낫잖아요. 또 서로 먹고살아야지, 나 혼자 먹고살면 안 되거든.]

대신 마트에선 시장 주력상품인 수산물과 축산물은 물론 채소, 과일 같은 농산물까지 팔지 않기로 했습니다.

마트도 시장과 상생한단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어 품목 제한에 동의했습니다.

마트가 문을 연 첫날, 예상대로 손님들이 북적였습니다.

[엄윤정/충남 당진시 : 지금 카트 벌써 한가득 실었어요. 아직 한 바퀴도 못 돌았는데요.]

[서영희/충남 서산시 : 마트 갔다가 밑에 시장 가서 채소 같은 거 (사고), 서로서로 '윈윈'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다만 마트 손님들이 계속 시장을 찾을 수 있게 불편한 시설이나 주차장 부족 같은 고질적인 문제도 함께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강병석/당진어시장 상인회장 : 우리 시장이 이렇게 좋게 바뀌었으니 많이 좀 찾아 주세요.]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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