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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기록하겠다" 약속한 日, 군함도 가봤더니…

<앵커>

지난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일본의 하시마 섬, 일명 군함도입니다. 한국인 800여 명이 이곳에 강제로 끌려왔고, 민간 집계로만 122명이 숨져, 우리에겐 고통의 현장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일본은 그들의 근대산업화 기록 뿐 아니라, 이런 징용의 역사도 기록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내일(15일) 광복절을 앞두고 도쿄 최선호 특파원이 다녀왔습니다.

<기자>

나가사키 항에서 뱃길로 30분.

멀리 군함처럼 생긴 섬이 보입니다.

'군함도'로 더 잘 알려진 하시마 섬입니다.

지금은 폐허가 됐지만, 해저 탄광 개발을 위해 20세기 초반 일본의 첫 신도시로 건설된 사실상의 인공섬입니다.

6차례 매립으로 섬을 넓히고 아파트 등 콘크리트 고층 건물을 빼곡히 세웠습니다.

일본 근대화 상징 중 하나로 지난해 7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관광객들은 세 배로 늘었습니다.

[군함도 현지 가이드 : 엘리베이터도 없던 시절에 10층에 있는 보육원. 많이 힘들었겠죠.]

하지만 우리에겐 식민지 아픔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800여 명이 징용으로 끌려와 정부 집계로만 27명, 민간 조사로는 122명이 숨졌습니다.

세계 유산 지정 당시 일본 정부는 징용을 포함한 전체 역사를 기록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관광선사 4곳 중 한 곳은 완곡하게나마 관련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군함도 현지 가이드 : 절반 가까이 일본인이 아닌 외국노동자였습니다.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마음 한쪽에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서 섬을 둘러보시기를….]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빠져 있고 나머지 선사들은 아예 언급조차 없습니다.

정부 지침이 늦어지면서 현장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반면 일반 관광객들은 아픔은 아픔대로,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었습니다.

[우에스기/군함도 관광객 : 평등한 입장에서 역사를 가르친다면, 대립 같은 건 없어질 테니까요.]

[지카마츠/군함도 관광객 : 그런 역사가 있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기 때문에, (전체역사 기록) 원한다면 하나의 방법이라고….]

내년 말까지 전체로서의 역사를 기록하겠다.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에 한 약속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주목됩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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