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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에 새 힘…돌봄 가족의 소중한 '쉼'

<앵커>

길게는 수십 년 동안 휴가다운 휴가를 꿈도 꾸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장애인이나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인데요, 이들에게 휴가를 주는 사회제도가 조금씩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안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남매를 떼어놓고 모처럼 부부만 2박 3일의 휴가를 떠났습니다.

큰딸이 뇌병변 장애인이어서 그동안 여행은커녕 외출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강진혁/ 장애인 돌봄가족 : (아이들 생각이) 나긴 나지만, 오늘 같은 경우는 저희 두 사람만 생각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신혼여행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여행을 다녀왔고 올해는 두 번째 부부 나들입니다.

[동생들한테 맡기기도 뭐하고, 우리 큰 아이 같은 경우는.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그런 상황들도 올 수 있고. 그래서 저희는 (휴가나 여행은) 전혀 생각을 못 했었죠.]

큰딸을 가까운 친척에게 맡겼고 자치단체에서 그 친척에게 하루에 5만 원씩 지원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장애인이나 중증 환자의 가족 대부분은 휴가를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곽정우/치매 환자 돌봄가족 : 그거(휴가)는 포기해야 하는 거예요. 엄마에 대해서 100% 모든 걸 신경 쓰다 보니까, 그런 거는 다 밀려 나가더라고.]

치매 환자의 경우 보호 시설에 맡기고 휴가를 갈 수 있는 제도가 있긴 하지만, 치매 환자들이 낯선 환경을 극도로 꺼리는 탓에 이용률이 저조했습니다.

다음 달부터 가족의 휴가를 위해 1년에 엿새 동안 방문요양 서비스를 지원하지만, 중증 치매 환자로 제한돼 있습니다.

이들 가족에게 휴가는 장기간 돌봄과 병간호로 지친 몸과 마음에 새 힘을 주고 가족의 가치도 깨닫게 하는 소중한 쉼표입니다.

[강진혁, 서정원 부부/장애인 돌봄가족 : 강을 보면 항상 그런 생각이 들어. 흘러가듯이 그냥 즐겁게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아무 일 없는 듯이, 물 흐르듯이.) 응, 물 흐르듯이.]

(영상취재 : 김학모, 서진호, 영상편집 : 이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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