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딱딱하고 경직돼 보이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북한 조선중앙TV의 아나운서들이 최근 변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의 눈높이, 나아가 북한 사회의 변화를 상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안정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조선중앙TV의 남자 아나운서가 태양열을 이용하는 주유소를 찾았습니다.
[북한 아나운서 : 태양빛 전지판을 회전시키는 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이 회전장치입니다.]
태양열 집열판을 리모컨으로 직접 회전시켜봅니다.
[한번 보겠습니다. 오른쪽. 이번에는 왼쪽으로…왼쪽. 정말 이렇게 자체의 힘으로 무선조종기와…. 가만, 어떻게 된 거야.]
집열판이 원격 조종으로 움직이자, 놀란 듯 감탄사를 내뱉습니다.
딱딱하고 근엄한 북한 아나운서들에게서는 보기 힘든 모습입니다.
양복점 소개 프로그램에서도 근엄함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어떻습니까, 제가 입은 모습이 정말 맵시 있고 보기 좋지 않습니까.]
이런 신세대적인 방송진행이 북한 아나운서들의 일반적인 현상은 아닙니다.
하지만 예전 같으면 볼 수 없었던 모습이 방송되는 것 자체가 북한 사회의 변화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북·중 접경지대를 통해 한국 드라마 등 외부 문화가 빠르게 유입되는 상황에서 북한 주민의 높아진 눈높이를 의식한 변화의 시도로 판단됩니다.
정권은 핵과 미사일을 앞세워 고립의 길을 달려가고 있지만, 주민이 주도하는 사회 문화의 변화를 거스를 수는 없어 보입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