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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통로 없는 터널…불 끄러 가는 데 4시간

<앵커>

올해 12월 개통 예정인 수도권 고속철도 노선입니다. 서울 강남의 수서역에서 평택시 지제동까지 전체 61km의 구간인데, 그중 50km는 터널입니다. 국내에서 가장 긴 터널이라고 하는 '율현터널' 구간인 거죠. 문제는 이 터널 안에서 교통사고나 화재 같은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책이 없다는 것입니다.

김아영 기자의 기동 취재입니다.

<기자>

총 길이 50.3km, 세계에서 3번째 긴 율현터널입니다.

수도권 고속철도는 남쪽 지제역사 직전까지 50m 깊이 지하 구간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12월이면 KTX 열차가 달려야 하는데 소방차량 같은 긴급차량이 드나들 비상통로가 없습니다.

유사시에 긴급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경사진 굴 같은 시설을 아예 계획조차 세우지 않았던 겁니다.

터널 북쪽 끝에서 재난 상황이 벌어지면 남쪽 끝에서 진입해야 해 도착하는 데만 4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류지오 신한대 교수/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 영국 영불 해협 터널인 유로 터널의 경우, 파일럿 출구라고 해서 조그만 터널이 하나 더 있어요. 거기로 긴급 구조 차량이나 유지 보수를 위한 차량이 다니긴 하죠.]

보시는 것처럼, 현재는 지하 터널로까지 화재 시를 대비해 소방배관들을 연결해주는 장비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마저 감사원 지적을 받고 부랴부랴 설치한 겁니다.

[율현터널 공사 현장 관계자 : 소방차의 소방 호스 있지 않습니까. 가져다 끼우는 것입니다. (원래 없었던 거죠?) 네. 이것은 추가로 설치한 것입니다. 감사원 감사 결과 보완하라고 해서 추가로….]

승객의 대피 통로를 안내하는 유도표시등 역시 부실합니다.

연기가 퍼지는 방향을 고려하지 않고, 비상 통로까지의 거리만 알려서 오히려 연기 쪽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 : (유도표시등 상에 보이는 것과) 반대쪽으로 가야 한다거나, 그런 (상황에 대비한) 표시를 다시 할 수 있는 방법을 본사 차원에서 다시 검토를 하고 있어요. 용역을 줘서….]

감사원은 공사용 차량 리프트로 쓰던 수직 통로 12곳 중 4곳을 소방 차량 통로로 쓰는 방안을 권고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대철·양두원, 영상편집 : 윤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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